이홍기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2주 이상 고열이 이어지는데 해열제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HLH를 반드시 감별 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HLH는 T세포와 대식세포가 과활성화되면서 적혈구·백혈구·혈소판을 잡아먹는 희귀 난치 질환이다. 이 과정에서 사이토카인 폭풍이 촉발돼 주요 장기가 빠르게 망가진다. 진행 속도가 빠르고 치사율이 높아 조기 진단이 예후를 결정짓는다.

HLH는 유전자 결함으로 영유아기에 발생하는 가족성(일차성)과 감염·악성 종양·자가면역질환이 방아쇠가 되는 이차성으로 나뉜다. 성인 환자는 대부분 이차성이다. EB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 감염이나 림프종 등 혈액암이 발병을 촉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 교수는 "성인 HLH는 기저 질환이나 암과 연관된 경우가 많아 단순 열병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면역력이 약해진 중장년층이나 암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는 아래 증상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섭씨 38.5도 이상의 고열이 1주일 이상 지속되면서 해열제 반응이 없는 것이 핵심 신호다. 빈혈에 따른 극심한 어지럼증과 전신 쇠약, 혈소판 감소로 인한 피부 멍과 지혈 이상도 동반된다. 간·비장이 있는 상복부가 붓거나 딱딱해지는 증상, 황달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 중 여러 증상이 겹칠 경우 즉시 종양혈액내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HLH 진단은 혈액 검사와 골수 검사를 병행한다. 혈액 내 페리틴과 중성지방 수치를 확인하고, 골수에서 대식세포가 혈구를 직접 잡아먹는 탐식 현상을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것이 진단의 핵심이다. 치료는 스테로이드·면역억제제·항암 화학요법으로 면역 폭주를 먼저 억제한 뒤 원인 질환을 병행 치료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재발 위험이 크거나 유전적 결함이 확인된 경우 조혈모세포 이식을 검토한다.

이 교수는 "진단이 늦어질수록 장기 부전으로 진행될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며 "병명이 생소해 공포를 느끼는 환자가 많지만 조기에 발견해 체계적인 치료를 받으면 완치에 도전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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