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급성췌장염은 치료 후 증상이 나아졌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재발이 반복될수록 췌장 조직이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는 만성췌장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국내 다기관 연구팀이 이 위험의 규모를 수치로 입증했다.

박지영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참여한 다기관 공동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3개 대학병원에서 처음 급성췌장염을 진단받은 환자 501명을 최대 60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전체 환자의 32.7%(164명)가 재발을 경험했고, 14.2%(71명)는 만성췌장염으로 진행했다. 재발한 환자는 재발하지 않은 환자보다 만성췌장염으로 진행할 위험이 70.69배 높았다. 재발 자체가 만성화의 핵심 위험 요인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급성췌장염 재발이 반복될수록 췌장 조직이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는 만성췌장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급성췌장염 재발이 반복될수록 췌장 조직이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는 만성췌장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음주와 흡연의 영향도 뚜렷했다. 급성췌장염의 주요 원인은 음주(43.1%)와 담석(41.5%)이었는데, 재발 환자군에서는 음주 비중이 64.6%로 더 높았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재발 위험이 4.09배 컸으며, 만성췌장염으로 진행할 위험도 음주는 8.79배, 흡연은 2.5배 높았다. 알코올성 재발성 급성췌장염 환자 중 재발이 3회 이상인 경우 만성 진행 위험은 4.18배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만성췌장염은 반복적인 염증으로 췌장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질환이다. 복통은 물론 소화 기능 저하, 영양 흡수 장애, 지방변, 당뇨병까지 유발할 수 있다. 한 번 진행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비가역적 질환인 만큼 급성 단계에서의 관리가 결정적이다.

박지영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lt;사진=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제공&gt;
박지영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제공>
박지영 교수는 "급성췌장염은 단순히 한 번 치료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라 재발 여부에 따라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흡연과 음주는 재발과 만성화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위험 요인인 만큼 금연·금주를 철저히 실천하고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췌장질환 분야 국제학술지 'Pancreatology' 2025년 제25권에 실렸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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