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기는 공기 중 수분을 응결시켜 밖으로 빼내기 때문에 실내 습도를 크게 떨어뜨린다. 실내 습도가 30% 아래로 내려가면 목과 코의 점막이 마르고 건조해진 점막은 바이러스나 세균을 막는 방어력이 약해진다.
여기에 실내외 온도 차가 5도 이상 벌어지면 자율신경계가 급격한 변화에 스트레스를 받아 인후통, 마른기침, 콧물 같은 증상이 겹친다. 여름 감기로 오해하기 쉬운 이른바 냉방병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럴 때는 무엇보다 목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따뜻한 수분을 자주 넣어주는 것이 기본이다. 찬물이나 얼음 음료는 예민해진 기관지를 더 자극할 수 있어 따뜻하게 우린 차 한 잔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여름철 냉방으로 칼칼해진 목과 잔기침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되는 차 4가지를 정리했다.
◇ 도라지차
기침·가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재료가 도라지다. 도라지에는 사포닌의 일종인 플라티코딘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이 인후부와 위장 점막을 자극해 반사적으로 기관지 점막의 분비를 늘려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쉽게 말해 마르고 예민해진 기도를 촉촉하게 만들어 기침을 가라앉히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도라지의 진해 거담 작용은 기도 점액의 과잉 분비를 억제하고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 쪽으로 추정된다는 연구도 있다. 한방에서도 오래전부터 거담제로 써온 재료다. 말린 도라지를 물에 넣고 끓여 차로 마시거나 목이 많이 건조할 때는 배와 함께 달여 마시면 더 부드럽게 넘어간다.
◇ 배·꿀차
배는 예로부터 목이 아프고 마른기침이 날 때 즐겨 쓰던 과일이다. 배에는 루테올린 성분이 들어 있어 기관지염이나 가래, 기침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고, 수분이 많아 건조한 목을 적셔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배를 끓여 만드는 배숙은 여기에 꿀을 더하면 더 좋다고 전해진다. 꿀은 마른 목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성질이 있어 배의 수분과 함께 먹으면 칼칼한 목을 달래는 데 힘을 보탠다. 배를 얇게 썰어 따뜻한 물에 우리고 꿀을 살짝 넣거나 배와 도라지를 함께 달인 뒤 꿀을 타 마시는 방법도 있다. 다만 꿀은 돌 이전 영아에게는 먹이지 않는다.
◇ 모과차
모과차도 목이 칼칼할 때 자주 손이 가는 차다. 모과에는 사포닌과 사과산 성분이 들어 있어 기침과 가래를 줄이고 기관지와 목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비타민C도 풍부해 여름 냉방으로 지친 몸의 피로 회복을 돕고 오래 이어지는 마른기침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전해진다.
모과는 향이 진하고 새콤달콤해 뜨겁게 우려도 조금 식혀 미지근하게 마셔도 부담이 적다. 청으로 담가둔 모과를 따뜻한 물에 풀어 마시면 간편하다.
◇ 생강차
에어컨 아래 오래 앉아 있으면 목만 마른 게 아니라 몸까지 으슬으슬 차가워진다. 이럴 때 어울리는 것이 생강차다. 생강 속 진저롤과 쇼가올 성분은 혈액순환을 돕고 체온을 끌어올려 면역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진저롤과 쇼가올 두 성분은 항염, 항산화 작용을 하며 기침과 가래를 가라앉히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전해진다. 목감기 기운이 있을 때 따뜻한 생강차 한 잔이 도움이 되는 이유다. 다만 생강은 자극이 있는 편이라, 위가 예민하거나 속쓰림이 잦은 사람은 진하게 마시지 않는 편이 낫다.
◇ 냉방병, 미리 예방하는 법과 병원에 가야할 때는?
차만으로 증상을 다스리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냉방병으로 인한 목 통증과 기침은 대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면 나아지지만 실내외 온도 차를 5도 안팎으로 줄이고 두세 시간마다 환기하는 습관을 함께 지키는 것이 좋다. 증상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거나 고열, 누런 가래가 동반된다면 단순 냉방병이 아닐 수 있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오하은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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