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염과 과민성방광은 빈뇨와 절박뇨라는 공통 증상 때문에 혼동하기 쉽지만 원인부터 다르다. 방광염은 세균이 방광 점막으로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여성은 요도가 짧고 항문과 요도 입구의 거리가 가까운 해부학적 특성 때문에 세균 침투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배뇨 시 통증, 잔뇨감, 혈뇨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항생제로 원인균을 제거하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다.

과민성방광은 세균 감염과 무관하다. 소변이 충분히 차지 않은 상태에서도 방광이 과도하게 수축하면서 강한 요의를 느끼게 되는 기능성 배뇨장애다.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보거나 밤에 여러 차례 화장실을 찾는 야간뇨가 나타나고, 심한 경우 요의를 참지 못해 요실금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항생제가 아닌 방광 기능을 안정시키는 약물치료와 배뇨 습관 교정이 치료의 핵심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두 질환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방광염을 반복적으로 앓거나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감염이 상부 요로까지 번져 신우신염으로 이어질 수 있고, 만성 염증이 방광 기능 자체에 영향을 줘 과민성방광 증상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 후에도 빈뇨나 절박뇨가 지속된다면 간질성방광염(방광통증증후군) 등 다른 질환이 동반됐는지 감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배뇨장애는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일상을 조금씩 잠식한다. 외출할 때마다 화장실 위치를 먼저 확인하고, 장거리 이동이 부담스러워지고, 반복되는 야간뇨로 수면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쌓이면 불안감과 사회활동 위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예방 측면에서는 수분을 규칙적으로 충분히 섭취하고 소변을 오래 참는 습관을 피하는 것이 기본이다. 카페인·알코올·탄산음료처럼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은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고, 올바른 회음부 위생 관리와 규칙적인 배뇨 습관도 도움이 된다.
방광염 치료 후에도 증상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재발로 단정하거나 민간요법에 의존하기보다 비뇨의학과에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소변검사와 배양검사, 요속검사, 잔뇨량 측정 등을 통해 방광염인지 과민성방광인지, 혹은 두 질환이 함께 있는지를 가려야 치료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다.
(글 : 김진수 유쾌한비뇨기과 영등포점 원장)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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