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무더위에 냉장고에서 꺼낸 수박 한 통을 앞에 두고도 마음 편히 손이 가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당뇨가 있거나 혈당을 관리 중인 사람에게 수박은 여름마다 돌아오는 고민거리다. 수박의 혈당지수는 72로 높은 편이어서 '당뇨엔 수박 금물'이라는 말까지 돈다. 절반만 맞는 얘기다.

혈당지수는 같은 양의 탄수화물을 먹었을 때를 기준으로 비교한 수치라 실제로 먹는 양이 반영되지 않는다. 수박은 90% 이상이 수분이다. 한 조각 150g에 든 탄수화물은 11g 안팎으로 밥 한 공기의 6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실제 먹는 양을 반영한 혈당부하지수로 따지면 수박은 오히려 낮은 축에 든다. 여기에 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시트룰린과 항산화 성분 리코펜까지 들어 있다. 결국 문제는 수박 자체가 아니라 양과 먹는 방식이다.

수박은 90% 이상이 수분이다. 한 조각 150g에 든 탄수화물은 11g 안팎으로 밥 한 공기의 6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수박은 90% 이상이 수분이다. 한 조각 150g에 든 탄수화물은 11g 안팎으로 밥 한 공기의 6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한 번에 손바닥 한두 조각, 150g까지만

당뇨 식단에서 쓰는 식품교환표는 과일 1회 분량으로 수박 150g을 잡는다. 손바닥 크기 한두 조각 정도다. 이만큼이면 혈당에 주는 부담이 크지 않지만 수박의 함정은 시원하고 물이 많아 끝없이 들어간다는 데 있다. 몇 조각이 몇 백 그램이 되는 순간 낮았던 혈당부하는 의미가 없어진다. 통째로 두고 퍼먹기보다 먹을 만큼만 미리 잘라 그릇에 덜어놓고, 나머지는 눈에 안 보이게 치워두는 편이 확실하다.

◇ 갈아 마시지 않는다

같은 수박이라도 주스나 화채로 만들면 얘기가 달라진다. 몇 조각 분량이 한 컵에 농축되는 데다 씹는 과정 없이 마시면 당이 훨씬 빠르게 흡수돼 혈당이 급격히 오른다. 여기에 설탕이나 사이다를 부은 수박화채라면 과일이 아니라 사실상 청량음료다. 수박은 조각째 천천히 씹어 먹는 것이 혈당에는 가장 유리하다.

◇ 식후 디저트 말고 식간 간식으로, 견과류와 함께

밥을 배불리 먹은 직후는 이미 혈당이 오르는 중이다. 그 위에 수박까지 얹으면 상승 폭이 더 커진다. 수박은 식사 직후 디저트보다 식사와 식사 사이 간식으로 먹는 편이 낫다. 이때 아몬드나 호두 같은 견과류, 치즈처럼 단백질과 지방이 있는 음식을 곁들이면 당 흡수가 완만해져 혈당이 천천히 오른다.

◇ 먹고 나서 10분 움직이고, 내 혈당을 확인한다

식후 가벼운 산책은 근육이 포도당을 소비하게 해 혈당을 낮추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수박을 먹고 나서 10분 정도 몸을 움직이는 습관만 들여도 부담이 줄어든다. 같은 양을 먹어도 혈당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다. 당뇨 환자라면 처음에는 100g 정도 소량으로 시작해 먹기 전후 혈당을 재보고 내 몸의 반응을 확인한 뒤 양을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 콩팥 기능 낮다면 수분·칼륨 부담...주치의와 먼저 확인을

콩팥 기능이 떨어져 수분이나 칼륨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사람은 수분이 많은 수박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양을 늘리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오하은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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