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대상포진이 나은 뒤에도 통증이 몇 달, 몇 년씩 이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불리는 이 증상이 뇌 연결망 변화와 관련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오대석 교수와 신경과 박강민 교수 연구팀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에서 뇌의 구조적 연결망이 건강한 사람과 다르게 변화해 있다는 사실을 뇌 MRI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rain Topography'에 게재됐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 발진이 사라진 뒤에도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대표적인 신경병성 통증 질환이다. 찌르거나 타는 듯한 통증, 감각 이상, 피부가 스치기만 해도 아픈 증상 등이 나타나며, 특히 고령층에서는 수면장애와 우울감, 일상생활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 발진이 사라진 뒤에도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대표적인 신경병성 통증 질환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 발진이 사라진 뒤에도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대표적인 신경병성 통증 질환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그동안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주로 피부와 말초신경 손상에 따른 통증으로 이해돼 왔다. 하지만 통증이 오래 지속되고 환자마다 증상 양상이 다른 점을 말초신경 손상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만성 통증이 뇌의 구조적 연결망 변화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 42명과 나이·성별이 비슷한 건강한 성인 41명을 대상으로 확산텐서영상(DTI) MRI를 촬영했다. 확산텐서영상은 뇌 속 백질 신경섬유의 방향성과 구조적 연결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MRI 기법으로,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뇌 영역들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돼 있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뇌 전체의 정보 전달 효율이 낮고, 뇌 영역 간 구조적 연결 경로를 반영하는 지표는 더 길게 나타났다. 뇌 안에서 정보를 주고받는 연결망의 효율이 떨어져 있다는 의미다.

통증 조절과 관련된 뇌 부위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뇌 여러 영역을 이어주는 연결망 내 중계 역할을 반영하는 지표가 양측 미상핵에서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말초신경 손상뿐 아니라 뇌의 통증 조절 시스템 변화와도 관련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신경병성 통증의 특징과 뇌 연결망 지표 사이에도 관련성이 확인돼, 향후 만성 통증의 기전을 이해하는 데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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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오대석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박강민 신경과 교수 <사진=해운대백병원 제공>

오대석 교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환자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만성 통증 질환이지만, 왜 일부 환자에서 통증이 오래 지속되는지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말초신경 손상뿐 아니라 뇌 구조적 연결망 변화와 관련된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강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바로 진단이나 치료에 적용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만성 신경병성 통증의 뇌 기반 바이오마커를 찾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며 "향후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치료 반응 예측과 맞춤형 치료 전략 개발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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