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염된 물 한 모금에 옮는 노로바이러스
물놀이 중 무심코 삼킨 물이 문제일 수 있다. 계곡물이나 관리가 소홀한 수영장 물에는 감염자의 분변에서 나온 노로바이러스가 섞여 있을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삼키는 분변-구강 경로로 퍼지는 대표적인 장염 바이러스로, 10~50시간의 짧은 잠복기를 거쳐 설사, 구토, 복통, 미열이 나타난다. 감염력이 강해 함께 물놀이한 일행이 비슷한 시기에 줄줄이 앓는 경우가 많다. 증상은 보통 2~3일이면 가라앉지만, 그사이 탈수를 막는 수분 보충이 관건이다.
◇ 뙤약볕에 둔 김밥·회...여름 세균성 식중독
물놀이 복통의 상당수는 물이 아니라 음식에서 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10년(2015~2024년) 식중독 환자의 57%가 6~9월에 몰렸고, 최근 5년은 8월보다 7월에 환자가 더 많았다. 폭염에 몇 시간만 방치해도 김밥, 도시락, 회 같은 음식에서 살모넬라와 캄필로박터균이 빠르게 증식한다. 이런 세균성 식중독은 발열과 복통, 설사를 부르고 심하면 혈변이나 경련성 복통까지 동반한다. 상한 음식뿐 아니라 조리 도구를 통한 교차 오염도 흔한 경로다.
◇ 바닷물놀이 뒤 복통·설사...장염비브리오 주의
바다에서 놀았다면 원인균이 달라진다. 장염비브리오균은 따뜻한 바닷물에서 번식해 어패류를 오염시키는데, 덜 익힌 해산물을 먹거나 오염된 바닷물에 상처가 노출되면 감염될 수 있다. 물놀이 후 하루 안팎에 복통과 물설사, 발열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간 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증상이 중해질 수 있어 여름철 날회·조개류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 수영장·계곡물이 옮기는 기생충 감염
세균이나 바이러스만 문제가 아니다. 크립토스포리디움, 지아르디아 같은 원충은 염소 소독에도 비교적 잘 견뎌 수영장에서도 전파될 수 있다. 오염된 물을 삼키면 며칠 뒤부터 물설사와 복통, 복부 팽만이 이어진다. 잠복기가 길어 물놀이와 증상을 연결 짓기 어려운 탓에 원인 모를 설사로 오인하기 쉽다. 증상이 일주일 넘게 길게 가는 설사라면 기생충 감염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
◇ 찬물에 몸 담그자 장이 요동...감염 아닌 자극성 복통
감염이 아닌 경우도 있다. 더운 몸으로 갑자기 찬물에 들어가거나 얼음물·찬 음료를 급히 들이켜면 장이 자극을 받아 일시적으로 운동이 과해진다. 이때는 복통과 함께 무른 변이 한두 차례 나오다 몇 시간 안에 잦아드는 것이 보통이다. 발열이 없고 하루를 넘기지 않으며 탈수 징후가 없다면 감염보다 이 일과성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
◇ 혈변·고열·탈수 신호 보이면 병원으로
물놀이 후 설사가 이틀 넘게 이어지거나 38도 이상의 고열, 혈변, 심한 복통이 동반된다면 단순 배탈로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거나 어지럼·무기력이 나타나는 것은 탈수가 진행됐다는 신호다. 지사제를 임의로 먹으면 원인균 배출이 늦어질 수 있어, 세균·바이러스성 장염이 의심될 때는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며 진료를 받는 편이 안전하다.
오하은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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