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구 고령화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치매가 국가적 보건 과제로 떠올랐다. 보건복지부의 최신 치매 역학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2026년을 기점으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치매 환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확실시된다. 노인 10명 중 1명 이상이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다.이런 가운데 지역 의료계에서 후각 기능에 주목하면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부산 온병원 이비인후과 이일우 과장과 신경과 하상욱 과장은 입을 모아 후각 훈련의 강화가 치매 예방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치매라고 하면 흔히 기억력 감퇴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의학적으로 그보다 훨
대상포진이 나은 뒤에도 통증이 몇 달, 몇 년씩 이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불리는 이 증상이 뇌 연결망 변화와 관련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오대석 교수와 신경과 박강민 교수 연구팀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에서 뇌의 구조적 연결망이 건강한 사람과 다르게 변화해 있다는 사실을 뇌 MRI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rain Topography'에 게재됐다.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 발진이 사라진 뒤에도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대표적인 신경병성 통증 질환이다. 찌르거나 타는 듯한 통증, 감각 이상, 피부가 스치기만 해도 아픈 증상 등이
같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어떤 세포는 살아남고 어떤 세포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이 차이를 만드는 유전자 조절 원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연세대 의대 열대의학교실 김형표 교수와 연세의생명연구원 주정식 조교 연구팀은 세포 스트레스 반응의 핵심 조절 단백질인 ATF4와 CHOP이 유전자 조절 부위인 '인핸서'를 활성화하고, 인핸서와 유전자 사이의 입체적 연결을 형성해 세포의 운명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핵산연구(Nucleic Acids Research, IF 15.0)'에 게재됐다.우리 몸의 세포는 영양 부족, 염증, 독성 물질 등 다양한 원인으로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받
치매 진단이 없어도 뇌전증 환자의 뇌에는 퇴행성 변화와 관련된 단백질이 쌓일 수 있다는 사실이 실제 환자의 뇌 영상으로 확인됐다.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상건·주건 교수 및 핵의학과 최홍윤 교수 연구팀은 치매 진단이나 기억력 이상이 없는 뇌전증 환자 75명과 건강한 대조군 47명을 대상으로 타우 PET·아밀로이드 PET·혈액 단백체 분석을 함께 시행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rain' 온라인판에 게재됐다.타우는 원래 뇌세포 안에서 세포 골격을 지탱하는 단백질이지만 비정상적으로 엉겨 붙으면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신경섬유 매듭을 만들어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뇌전증과 치매는 별개의 질환
방광암 환자 중 종양이 방광 근육층까지 깊숙이 침범한 '근침윤성 방광암'은 전이 위험이 높고 생존율이 낮은 위험한 질환이다. 임상 현장에서는 방광을 적출하는 수술을 하기 전 암세포를 줄이고 재발을 막기 위해 2~3개월간 항암 치료를 먼저 진행한다. 문제는 환자마다 항암제에 반응하는 편차가 크다는 점이다. 효과가 없는 환자가 불필요한 항암 치료를 받으며 시간을 허비할 경우, 정작 수술 시기가 늦어져 예후가 더 나빠지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AI로 치료 성과를 미리 예측하는 플랫폼을 구축했다.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신동명(세포유전공학)·조영미(병리과)·홍범식
밤에 다리가 저리고 불쾌한 감각이 느껴져 잠을 이루지 못하는 하지불안증후군. 이 질환이 단순한 신경계 문제를 넘어 근육량 감소와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신경과 배희원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교수 연구팀은 성인 5752명을 대상으로 체성분 검사와 수면다원검사를 함께 분석한 결과, 근육량이 적은 남성일수록 하지불안증후군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높은 경향을 보인다고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신경학 분야 SCI급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즈 인 뉴롤로지(Frontiers in Neurology)' 최신호에 실렸다.하지불안증후군은 저녁이나 밤 시간대 휴식 시 다리에 불쾌한 감각이 발생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
신장 기능을 마비시켜 루푸스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루푸스 신염'은 표준 면역억제 치료를 시작해도 환자마다 반응이 천차만별이다. 더욱이 치료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단백뇨 수치나 신장 기능 변화는 면역계의 실제 세포 변화보다 한 박자 늦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의료진이 치료 전략을 제때 수정하지 못하고 불충분한 치료를 이어가는 한계가 있었다.국내 공동 연구진이 이러한 시간차를 극복하고 혈액 검사만으로 치료 초기에 환자의 치료 저항성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면역학적 실마리를 찾아냈다.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 배상철 의학석좌교수와 KAIST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 공동 연구팀은 환자의 혈액 속 면역세포를 시간 흐름
기존 항암제가 듣지 않는 전이암에도 효과를 보이면서 정상세포는 공격하지 않아 부작용을 줄인 신물질이 발견됐다.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박기청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임진호 교수, 분당차병원 최경화 교수, 테라퓨틱스엔엠씨(Therapeutics NMC) 공동 연구팀이 신물질 PPS03의 전이암 치료 가능성을 확인하고 그 기전을 규명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생체재료학(Biomaterials, IF 12.9)' 최신호에 게재됐다.항암 치료의 오랜 과제 중 하나는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었다. 정상세포와 암세포 모두 대사 과정에서 활성산소종(ROS)을 생성한다. 이 물질이 일정 기준치를 넘어 과도하
광범위한 화상은 피부의 대량 손실과 체내 수분 증발, 대량의 수액 투여 등으로 체온조절 기능을 크게 떨어뜨린다. 화상 후에는 신체 대사가 빨라지며 기저체온이 높아지는 경향도 있어, 일반적인 정상체온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그동안 화상 치료 현장에서는 수술 중·후 체온 관리에 주로 집중했고, 수술 직전 심부체온의 중요성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이 공백을 메우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서영주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이 중증화상환자 635명을 분석한 결과, 수술 전 심부체온이 낮을수록 수술 후 사망률이 뚜렷하게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
자궁경부암 치료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병기와 치료법만이 아니었다. 암 진단을 받기 전 얼마나 꾸준히 움직였는지가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유영·서준형 교수와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받은 19~79세 여성 8833명을 국가 암 빅데이터(K-CURE 기반 Cancer Public Library Database)로 분석한 결과를 국제부인암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Gynecological Cancer, IF 4.7) 최근호에 발표했다.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단 이전 생활습관이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대규모 인구 기반 데이터로 분석한
같은 병기, 같은 치료를 받았는데 왜 어떤 환자는 재발하고 어떤 환자는 그렇지 않은가. 자궁내막암 임상에서 오래된 이 질문에 미생물이라는 전혀 다른 관점의 답이 나왔다.GIST 의생명공학과 박한수 교수와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마리아 교수 공동연구팀이 자궁내막에 존재하는 특정 유익균이 대사물질을 매개로 항암 면역반응을 활성화하고 자궁내막암 재발 억제에 관여하는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 결과는 미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4월 20일 실렸다.연구팀은 자궁내막암 및 양성 자궁질환 환자의 자궁내막 조직을 대상으로 유전체·전사체·단백질체·대사체를 통합 분석했다. 자궁은 오랫
담낭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고 예후가 나쁜 암이다. 5년 상대 생존율이 29%로 췌장암(17%) 다음으로 낮다. 수술 후에도 재발 위험이 높지만 환자마다 예후가 다른 이유는 명확히 파악되지 않아 맞춤 치료가 어려웠다. AI가 이 한계를 좁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박주경·이규택·최영훈 교수, 간담췌외과 김홍범 교수, 미래의학연구원 난치암조기진단팀 김혜민 박사 연구팀은 AI 기반 공간 분석 기술로 담낭암 환자의 종양미세환경(TME)을 분석해 재발과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는 외과 분야 최상위 학술지 국제외과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최근호에 실렸다.종양미세환
어깨 힘줄이 광범위하게 파열됐을 때 고령 환자에게는 인공관절 치환술이 주로 쓰인다. 문제는 활동량이 많은 45~64세 중장년 환자다. 인공관절은 내구성 한계가 있어 이 연령대에 적용하면 수십 년 뒤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고, 아직 정해진 표준 치료법도 없어 임상 현장에서 치료 방향을 잡기가 어렵다.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연구가 나왔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곽재만 교수가 대한견·주관절학회 소속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관절 가동범위가 유지된 중장년 광범위 회전근개 파열 환자를 위한 수술 전략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종설 논문을 19일 발표했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영문 국제학술지 Clinics in Orthopedic Surgery(CiOS) 최
유전자 편집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존에 치료법이 없던 희귀 유전질환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뇌와 신경을 보호하는 수초가 무너지는 크라베병이 그 대상이 됐다.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조성래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배상수 교수·남배근 박사, 연세대 융합보건의료대학원 서정화 교수 연구팀은 아데닌 염기교정기(ABE)를 이용해 크라베병 발병 기전을 제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동물실험으로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게놈 메디슨(Genome Medicine, IF 11.2)에 실렸다.크라베병은 갈락토실세라마이드를 분해하는 효소(GALC) 유전자 돌연변이로 생긴다. 효소가 제 기능을 못하면 신경
당뇨 환자의 상처는 일반 상처와 다르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염증이 오래 지속돼 작은 상처도 만성화되기 쉽다. 특히 당뇨발처럼 표면이 고르지 않거나 깊이가 다양한 상처는 기존 드레싱으로 완전히 덮기 어려워 세균 번식 위험도 높다. 이 문제를 분말 하나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나왔다.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장우영 교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황장선 연구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류진 박사 공동연구팀은 상처 수분과 만나면 즉시 젤로 변하는 분말형 재생 하이드로겔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실렸다.◇ 뿌리는 순간 상처에 밀착하는 젤개발된 소재는 평소 분말 상태로 보
상처가 아물고 나면 왜 흉터가 남을까. 어른의 피부는 재생 과정에서 원래 조직을 완전히 복원하지 못하지만, 임신 초기 태아의 피부는 흉터 없이 온전히 회복된다. 그 차이를 만드는 생물학적 기전을 국내 연구팀이 태아 피부 분석을 통해 처음으로 규명했다.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팀과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김종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쥐 태아 피부의 세포 분화 과정을 단일 세포 수준에서 정밀 추적해 '피부 발달 지도'를 구축하고, 이를 사람 태아 피부 자료와 비교 분석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기존 연구가 유전자 발현 확인에 그쳤다면, 이번 연구는 유전자가 실제로 작동하도록 DNA 구조가 열리는 '염색질 접근성'까지 분석한 '
파킨슨병은 떨림·보행 장애 같은 운동 증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환자의 부담은 그 이면에 있는 비운동 증상에서 더 크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령 환자일수록 인지기능 저하와 자율신경계 장애가 두드러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신경과 권겸일 교수 연구팀(유지환·김래온)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같은 병원에 등록된 50세 이상 초기 파킨슨병 환자 110명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국제학술지 '레비스타 드 뉴롤로지아' 2026년 1월호에 발표했다.연구팀은 초고령 사회에서 노인 기준을 75세로 상향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반영해 75세를 기준으로 노인군(37명)과 비노인군(73명)으로 나눠 비교했다.두 그룹
파킨슨병은 운동 증상이 드러나기 훨씬 전부터 몸 안에서 조용히 진행된다. 수면 중 꿈을 행동으로 옮기는 렘수면행동장애가 대표적인 전조 신호로 꼽히는 이유다.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교수와 일산백병원 신경과 배희원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 질환을 가진 환자의 체성분 수치를 8년간 추적해,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의 이행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를 찾아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슬립 메디신(Sleep Medicine)'에 실렸다.연구팀이 주목한 지표는 '세포 외 수분비'다. 체내 전체 수분 중 세포 바깥에 분포하는 수분의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만성 염증이 심하거나 세포막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나타낸다. 연구팀은 201
국내 의료진이 선천성 심장질환 환자의 수술 후 예후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성인기 이후의 관리 전략을 제시했다. 서울대병원과 전남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국내 1,125명의 완전 대혈관 전위 환자를 분석해 수술 후 30년간의 생존 및 합병증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는 한국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 예후 데이터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적 관리의 신뢰도를 높인 성과다.◇ 초기 회복과 기형 동반 여부가 생존 가른다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술 직후 에크모(ECMO) 등 기계적 순환 보조가 필요했거나 영구 심박동기를 삽입한 경우 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컸다. 또한 대동맥 축착이나 단절 등 대동맥궁 기형을 동반한 환자는 추가 시술이나 수술을 받
초기 발견이 어려워 사망률이 높은 폐암의 진단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나노 기술 기반 진단 키트가 등장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폐암 바이오마커와 결합하면 형광 빛을 내는 센서를 개발해 특수 장비 없이도 암 발생 여부를 즉각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폐암은 조기에 발견해 수술이 가능한 상태에서 진단되는 비율이 20%를 밑돈다. 이창환·진준오 교수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폐암 특이적 단백질인 ‘USE1’을 신속하게 찾아내는 바이오센서에 집중했다. 연구팀은 USE1을 탐지하기 위해 항체 대신 짧은 DNA 조각인 압타머를 활용해 비용을 낮추고 안정성을 높였다.연구팀은 AI 구조 예측 모델을 통해 압타머가 USE1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