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치료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병기와 치료법만이 아니었다. 암 진단을 받기 전 얼마나 꾸준히 움직였는지가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유영·서준형 교수와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받은 19~79세 여성 8833명을 국가 암 빅데이터(K-CURE 기반 Cancer Public Library Database)로 분석한 결과를 국제부인암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Gynecological Cancer, IF 4.7) 최근호에 발표했다.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단 이전 생활습관이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대규모 인구 기반 데이터로 분석한
같은 병기, 같은 치료를 받았는데 왜 어떤 환자는 재발하고 어떤 환자는 그렇지 않은가. 자궁내막암 임상에서 오래된 이 질문에 미생물이라는 전혀 다른 관점의 답이 나왔다.GIST 의생명공학과 박한수 교수와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마리아 교수 공동연구팀이 자궁내막에 존재하는 특정 유익균이 대사물질을 매개로 항암 면역반응을 활성화하고 자궁내막암 재발 억제에 관여하는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 결과는 미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4월 20일 실렸다.연구팀은 자궁내막암 및 양성 자궁질환 환자의 자궁내막 조직을 대상으로 유전체·전사체·단백질체·대사체를 통합 분석했다. 자궁은 오랫
담낭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고 예후가 나쁜 암이다. 5년 상대 생존율이 29%로 췌장암(17%) 다음으로 낮다. 수술 후에도 재발 위험이 높지만 환자마다 예후가 다른 이유는 명확히 파악되지 않아 맞춤 치료가 어려웠다. AI가 이 한계를 좁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박주경·이규택·최영훈 교수, 간담췌외과 김홍범 교수, 미래의학연구원 난치암조기진단팀 김혜민 박사 연구팀은 AI 기반 공간 분석 기술로 담낭암 환자의 종양미세환경(TME)을 분석해 재발과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는 외과 분야 최상위 학술지 국제외과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최근호에 실렸다.종양미세환
어깨 힘줄이 광범위하게 파열됐을 때 고령 환자에게는 인공관절 치환술이 주로 쓰인다. 문제는 활동량이 많은 45~64세 중장년 환자다. 인공관절은 내구성 한계가 있어 이 연령대에 적용하면 수십 년 뒤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고, 아직 정해진 표준 치료법도 없어 임상 현장에서 치료 방향을 잡기가 어렵다.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연구가 나왔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곽재만 교수가 대한견·주관절학회 소속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관절 가동범위가 유지된 중장년 광범위 회전근개 파열 환자를 위한 수술 전략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종설 논문을 19일 발표했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영문 국제학술지 Clinics in Orthopedic Surgery(CiOS) 최
유전자 편집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존에 치료법이 없던 희귀 유전질환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뇌와 신경을 보호하는 수초가 무너지는 크라베병이 그 대상이 됐다.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조성래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배상수 교수·남배근 박사, 연세대 융합보건의료대학원 서정화 교수 연구팀은 아데닌 염기교정기(ABE)를 이용해 크라베병 발병 기전을 제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동물실험으로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게놈 메디슨(Genome Medicine, IF 11.2)에 실렸다.크라베병은 갈락토실세라마이드를 분해하는 효소(GALC) 유전자 돌연변이로 생긴다. 효소가 제 기능을 못하면 신경
당뇨 환자의 상처는 일반 상처와 다르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염증이 오래 지속돼 작은 상처도 만성화되기 쉽다. 특히 당뇨발처럼 표면이 고르지 않거나 깊이가 다양한 상처는 기존 드레싱으로 완전히 덮기 어려워 세균 번식 위험도 높다. 이 문제를 분말 하나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나왔다.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장우영 교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황장선 연구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류진 박사 공동연구팀은 상처 수분과 만나면 즉시 젤로 변하는 분말형 재생 하이드로겔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실렸다.◇ 뿌리는 순간 상처에 밀착하는 젤개발된 소재는 평소 분말 상태로 보
상처가 아물고 나면 왜 흉터가 남을까. 어른의 피부는 재생 과정에서 원래 조직을 완전히 복원하지 못하지만, 임신 초기 태아의 피부는 흉터 없이 온전히 회복된다. 그 차이를 만드는 생물학적 기전을 국내 연구팀이 태아 피부 분석을 통해 처음으로 규명했다.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팀과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김종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쥐 태아 피부의 세포 분화 과정을 단일 세포 수준에서 정밀 추적해 '피부 발달 지도'를 구축하고, 이를 사람 태아 피부 자료와 비교 분석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기존 연구가 유전자 발현 확인에 그쳤다면, 이번 연구는 유전자가 실제로 작동하도록 DNA 구조가 열리는 '염색질 접근성'까지 분석한 '
파킨슨병은 떨림·보행 장애 같은 운동 증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환자의 부담은 그 이면에 있는 비운동 증상에서 더 크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령 환자일수록 인지기능 저하와 자율신경계 장애가 두드러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신경과 권겸일 교수 연구팀(유지환·김래온)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같은 병원에 등록된 50세 이상 초기 파킨슨병 환자 110명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국제학술지 '레비스타 드 뉴롤로지아' 2026년 1월호에 발표했다.연구팀은 초고령 사회에서 노인 기준을 75세로 상향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반영해 75세를 기준으로 노인군(37명)과 비노인군(73명)으로 나눠 비교했다.두 그룹
파킨슨병은 운동 증상이 드러나기 훨씬 전부터 몸 안에서 조용히 진행된다. 수면 중 꿈을 행동으로 옮기는 렘수면행동장애가 대표적인 전조 신호로 꼽히는 이유다.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교수와 일산백병원 신경과 배희원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 질환을 가진 환자의 체성분 수치를 8년간 추적해,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의 이행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를 찾아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슬립 메디신(Sleep Medicine)'에 실렸다.연구팀이 주목한 지표는 '세포 외 수분비'다. 체내 전체 수분 중 세포 바깥에 분포하는 수분의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만성 염증이 심하거나 세포막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나타낸다. 연구팀은 201
국내 의료진이 선천성 심장질환 환자의 수술 후 예후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성인기 이후의 관리 전략을 제시했다. 서울대병원과 전남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국내 1,125명의 완전 대혈관 전위 환자를 분석해 수술 후 30년간의 생존 및 합병증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는 한국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 예후 데이터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적 관리의 신뢰도를 높인 성과다.◇ 초기 회복과 기형 동반 여부가 생존 가른다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술 직후 에크모(ECMO) 등 기계적 순환 보조가 필요했거나 영구 심박동기를 삽입한 경우 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컸다. 또한 대동맥 축착이나 단절 등 대동맥궁 기형을 동반한 환자는 추가 시술이나 수술을 받
초기 발견이 어려워 사망률이 높은 폐암의 진단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나노 기술 기반 진단 키트가 등장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폐암 바이오마커와 결합하면 형광 빛을 내는 센서를 개발해 특수 장비 없이도 암 발생 여부를 즉각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폐암은 조기에 발견해 수술이 가능한 상태에서 진단되는 비율이 20%를 밑돈다. 이창환·진준오 교수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폐암 특이적 단백질인 ‘USE1’을 신속하게 찾아내는 바이오센서에 집중했다. 연구팀은 USE1을 탐지하기 위해 항체 대신 짧은 DNA 조각인 압타머를 활용해 비용을 낮추고 안정성을 높였다.연구팀은 AI 구조 예측 모델을 통해 압타머가 USE1에만
급성 간부전으로 수일 내 사망할 위기에 처한 환자들에게 응급 생체 간이식이 생존의 마지노선 역할을 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연구팀이 국내 응급 생체 간이식 실태를 분석한 결과, 위중한 상태에서도 1년 생존율 80% 이상을 확보하며 임상적 타당성을 입증했다.연구팀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의 데이터를 활용해 5년간 응급 생체 간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경과를 추적했다. 이러한 환자들은 대개 간 기능 상실로 인해 다발성 장기부전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수술대에 오른다. 연구 결과 1년 생존율은 82.4%였으며, 5년이 지난 시점에도 74.8%의 환자가 생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응급 수술이 지닌 위험성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생
심장 혈관에 스텐트를 넣은 환자에게 전통적으로 권고하던 ‘아스피린 유지 요법’보다 ‘클로피도그렐 유지 요법’이 더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사실이 한국 연구진의 10년 추적 연구로 드러났다.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스텐트 시술 후 재발 없이 안정기를 맞은 환자 5,438명을 무작위로 나눠 장기 분석한 결과를 7일 공개했다.연구 결과에 따르면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한 환자들은 아스피린 복용군보다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주요 출혈 등 치명적 사건을 겪을 확률이 14% 낮았다. 연구팀은 특히 약제를 꾸준히 복용한 환자들만 따로 분석했을 때 위험 감소 효과가 24%까지 올라간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환자 17명에게 아스피린 대신 클로피도
한국 의료 현장에서 방사선 조영제와 소염진통제로 인한 약물과민반응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환자들의 사후 대응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한림대동탄성심병원 연구팀이 응급실 내원 환자들을 추적 분석한 결과, 알레르기 전문의를 통해 원인 약물을 규명하려 시도한 환자는 13%에 머물렀다. 이는 약물 부작용에 대한 인식 부족이 재발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다. 연구팀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응급실을 찾은 환자 668명의 데이터를 정밀 검토했다. 분석 결과 환자 대다수인 96%에서 피부 증상이 나타났다. 특히 약물 투여 직후 증상이 발현한 환자 3명 중 1명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를 겪은 것으로 확인했다. 고령층과
데이터 부족으로 치료 지침 정립에 어려움을 겪던 희귀암 분야에서 한국 연구진이 AI와 LLM을 활용한 정밀의료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 강은주 고려대 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과기정통부의 ‘2026년 기초연구사업 핵심연구’에 선정되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 주제는 역학적 규명부터 AI 예후 예측 플랫폼 개발, 전향적 검증까지 포함하는 전주기적 데이터 사이언스 통합연구다.희귀암은 암종별 환자 수가 적어 다빈도 암과 비교해 생존율 향상이 정체되어 있었다. 강 교수는 고려대 의대 이화민 교수팀과 함께 파편화된 임상 데이터를 통합해 한국형 희귀암 역학 베이스라인을 구축한다. 연구팀은 진단명 중심의 데이터에서 벗어
췌장암 중 가장 흔한 췌장관선암은 발견이 늦고 기존 치료제에 반응이 낮아 5년 생존율이 13% 수준이다. 특히 췌장암 같은 고형암은 종양 주변의 미세환경이 면역세포 기능을 방해해 면역항암제 효과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면역 억제 환경에서도 항암 효과를 유지하는 치료 기술을 개발했다. 전은성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교수와 장미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 박대찬 아주대학교 교수 공동 연구팀은 면역세포 접근을 막는 신호를 차단하고 암세포만 표적 공격하는 'CAR-NK(키메릭항원수용체 자연살해) 세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연구팀은 유전자 가위(CRISPR/Cas9) 기술로 자연살해
최근 연구에서 혈압 관련 유전 요인이 높은 사람은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크게 증가하고, 발병 시점도 평균 8년 정도 빨라질 수 있음이 확인됐다.이해경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장내과 교수팀은 한국과 일본에서 수집한 20만 명 이상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수축기·이완기 혈압과 관련된 약 104만 개 유전 변이를 합산해 개인별 혈압 유전 위험 점수를 산출하고, 전체 분포를 기준으로 표준화했다.그 결과, 상위 5% 유전 위험군은 하위 5% 그룹보다 고혈압 발병 확률이 최대 2.4배 높았다. 또한 평균 발병 연령이 8~8.5년 앞당겨져, 젊은 층에서도 조기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줬다. 이는 단순 혈압 측정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개
건강검진에서 흔히 발견되는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지방간이다. 과거에는 과도한 음주가 주원인이었지만,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비만, 당뇨, 대사증후군과 함께 나타나는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MASLD,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질병관리청 2025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MASLD 유병률은 약 30% 중반에 달하며, 특히 남성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방치하면 간염, 간섬유화, 간경변, 심하면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어 조기 관리가 필수적이다.◇시간제한 식사, ‘언제 먹느냐’가 중요전대원·윤아일린 한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정영훈 교수팀이 중증 급성심근경색 환자에서 정맥 투여 항혈소판제 칸그렐러가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는 응급 환자는 경구 약 복용이 어렵거나 흡수가 늦어 혈전 억제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 기존 약물만으로는 위중 환자 생존 개선에 한계가 있었다.칸그렐러는 정맥으로 투여 시 수 분 내 항혈소판 효과가 나타나며, 주입 중단 시 30~60분 내 약효가 사라져 출혈 위험을 안전하게 조절할 수 있다. 기존 당단백질 IIb/IIIa 억제제와 달리 약효가 오래 지속되지 않아, 응급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4500명 데이터 메타분석... 심인성 쇼크 사
삼성서울병원 AI연구센터가 보행, 음성, MRI·PET 뇌영상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멀티모달 AI를 개발했다. 서로 다른 검사 결과를 따로 보는 기존 방식과 달리, 다양한 생체 신호를 하나의 모델에서 종합적으로 처리해 초기 파킨슨병 진단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파킨슨병은 초기 증상이 미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손 떨림, 보행 장애가 나타날 무렵에는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사례가 흔하며, 진행성 핵상마비·다계통위축증 등 파킨슨플러스 증후군과 초기 감별은 더 어렵다. 연구팀은 사람이 쉽게 놓치는 미세한 패턴을 AI가 정밀하게 분석하도록 설계했다.◇500명 임상 데이터로 초기·유사 질환 감별 검증연구팀은 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