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진이 과거 진단된 소아 악성 뇌종양을 최신 WHO 중추신경계 종양 분류 5판(WHO CNS5)에 따라 재검토한 결과, 절반 이상이 ‘소아 고등급 교종(pHGG)’으로 재분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소아 고등급 교종의 분자유전학적 특징과 임상 예후를 대규모로 분석한 첫 사례로, 향후 맞춤형 치료 설계에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소아 악성 뇌종양은 전체 소아암의 약 20%를 차지하며, 소아암 사망 원인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중 소아 고등급 교종은 뇌 신경교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성장 속도가 빠르고 재발이 잦아 예후가 불량하다. 최근 연구에서는 소아 고등급 교종이 성인 교모세포종과 분자생
조준형 순천향대 서울병원 교수 연구팀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내성균 치료에 혁신적인 접근법을 제시했다. 다제내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환자들에게 두 가지 약물만으로도 효과적인 박멸이 가능하다는 임상 결과를 공개한 것이다.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감염된 균으로, 위암 등 치명적인 위장 질환을 유발한다. 그동안 3제 요법이 표준 치료였으나, 내성균 증가와 치료 부담 때문에 한계가 명확했다.연구팀은 내성균에 감염된 57명을 대상으로 ‘테고프라잔’과 ‘고용량 아목시실린’ 두 가지 약제만을 2주간 투여하는 방식을 실험했다. 복용 횟수는 하루 3~4회로 부담을 줄였고, 환자들이 치료를 꾸준히 이행할 수
이다용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신약중개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모체가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이 모유를 통해 새끼에게 전달돼 면역 기능을 크게 저하시킨다는 사실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밝혀냈다.연구팀은 임신한 생쥐에 일상에서 흔히 노출되는 폴리에틸렌(PE) 미세플라스틱을 투여한 후, 이 물질이 모유를 타고 새끼 몸속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면역의 핵심 기관인 비장(spleen)에 다량 쌓이는 현상이 관찰됐는데, 비장은 감염 방어와 면역 세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다. 비장의 기능이 교란되면 면역 체계가 쉽게 무너지게 된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 노출이 단순한 일시적 문제가 아니라, 세대를 넘는 면역 장애로
무릎 골관절염에 쓰이는 PRP 주사, 혈소판을 얼마나 활성화하느냐가 치료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나왔다.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2025년 초부터 8개월간 무릎 골관절염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PRP 주사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혈소판 활성화 장치를 쓴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눴다.통증 정도는 VAS 점수, 관절 기능은 WOMAC 점수로 평가했는데, 점수가 낮을수록 증상이 개선된 것이다.활성화 장치를 사용한 그룹은 통증 점수가 6.10에서 2.92로 크게 떨어졌고, 기능 점수도 41.60에서 26.00으로 37% 이상 좋아졌다. 반면 장치를 쓰지 않은 그룹은 기능 개선 폭이 8% 남짓에 불과했다.이동녕 목동힘찬병원 진료원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전립선암 발병률이 눈에 띄게 증가해 남성 암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50대 이상의 중년 남성에게서 빈번하게 나타나면서 조기 발견을 위한 체계적인 검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이정우 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채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 PSA(전립선특이항원) 혈액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된다”고 설명했다.PSA 수치가 3ng/mL를 넘으면 추가적인 영상 검사나 조직 검사를 통해 암 여부를 진단한다. 다만 PSA 수치가 높다고 무조건 암으로 결론내리긴 어렵고, 전립선염이나 비대증 등의 다른 질환에서도 증가할 수 있다.이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이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아동의 식습관과 장내 미생물, 가려움 증상 사이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식단 유형에 따라 증상 정도와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결과다.연구는 3~6세 아토피 아동 24명과 건강한 아동 5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식습관은 ‘한식 위주 식단’과 ‘간식 중심 식단’으로 구분해 비교했다. 간식 중심 식단은 밥보다 간식 섭취가 많아 주식 비중이 낮은 경우를 뜻한다.한식 위주 식단을 따른 아동은 가려움으로 인한 수면 방해 점수가 평균 1.75점으로 나타났지만, 간식 중심 아동은 3.5점으로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삶의 질 평가에서도 각각 2.34점과 7.25점으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이 같은 차이
이용진 한국원자력의학원의 박사와 최진호 단국대 박사 연구팀이 암 진단과 수술을 동시에 지원하는 혁신적인 나노영상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과 근적외선 형광영상(NIRF)을 결합해, 수술 전 암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수술 중 실시간으로 종양 경계를 확인할 수 있게 돕는다.연구팀은 생체에 무해한 층상 이중 수산화물(LDH)을 골격으로 삼아, PET 영상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구리-64(64Cu), 근적외선 형광 물질 인도시아닌 그린(ICG), 그리고 암세포 표적 분자인 엽산을 하나의 나노플레이트에 결합했다. 이 나노플레이트는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며, 두 가지 영상 기법을 동시에 제공해 암 조직
짧은 시간 동안의 전신마취가 영유아의 인지·정서 발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이지현·지상환 서울대병원 소아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생후 2세 미만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 단시간 전신마취가 발달 지표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2세 미만 소아 400명 대상 임상 연구연구팀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생후 2세 미만의 영유아 40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이중맹검 방식의 임상시험을 진행했다.참가자는 흡입마취제(세보플루란)를 단독으로 투여한 그룹과, 덱스메데토미딘·레미펜타닐 등 보조 약제를 함께 사용한 '균형 마취' 그룹으로 나뉘었다. 두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가 심장이 아닌 부위의 수술을 앞두고 있을 때, 아스피린 복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해도 심혈관계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안정민 서울아산병원 교수 연구팀은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30개 병원에서 스텐트 시술 후 1년 이상 지난 환자 101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을 아스피린 복용 유지군과 중단군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수술 후 30일 이내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은 각각 0.6%와 0.9%로 큰 차이가 없었다.스텐트를 삽입한 환자들은 혈전 예방을 위해 보통 아스피린과 P2Y12 억제제를 병용하는데, 약 20%는 이후 복부·정형외과·소화기·치과 등 다양한 수술을 받아야
대한신장학회와 남인순 의원실이 진행한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범사업’ 효과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전국 98개 병원에서 재택 복막투석 환자 452명과 의료진 21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재택 복막투석이 환자의 일상생활 유지와 경제활동, 학업 병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말기 신장병 환자는 보통 혈액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지만, 재택 복막투석은 병원 방문 횟수가 월 1회 내외로 적어 자율성이 크다. 혈액투석보다 치료 일정 조정이 용이해 경제활동과 학업을 병행하려는 환자들에게 적합한 치료법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현재 국내 말기 신장병 환자 중 재택 복막투석을 하는 비율은 3.8%에 그친다.조사에 참여
75세가 넘은 노인들이 운전을 멈추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 문제가 아니라 ‘이동 수단의 한계’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국립교통재활병원과 연구소 팀은 65세 이상 노인 2589명의 운전 습관을 분석하며, 운전 중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들여다봤다. 조사 결과, 65~74세 노인들은 나이, 경제적 상황, 우울감 등이 운전 그만두는 데 큰 역할을 했으나, 신체 건강 문제는 생각보다 적었다.반면 75세 이상 고령자는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대중교통 접근성 부족이 운전 지속에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병원이나 필수 장소까지 30분 이상 걸리는 경우, 운전을 포기하는 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중교통이나 대안이 부족해 어쩔
이제 집에서 부모가 찍은 단 1분짜리 영상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위험을 빠르게 가려낼 수 있다.서울대병원과 국내 주요 병원이 힘을 모아 만든 인공지능 모델은 이름 부르기, 모방하기, 공놀이 등 세 가지 행동을 담은 영상을 분석해 아이의 자폐 가능성을 판단한다. 총 510명의 어린이 영상을 바탕으로 테스트한 결과, AI는 75% 정확도로 위험 신호를 포착해냈다.특히 공놀이 영상 분석에서 가장 뛰어난 예측력을 보였으며, 세 과제를 합친 모델은 안정적인 선별 성능을 자랑했다. 자폐 위험군 아이들은 이름에 반응이 느리고, 눈 맞춤 시간이 짧으며 부모의 개입이 더 많았다.기존 진단법은 전문가의 대면 평가가 필요해 시간이 오래 걸렸지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폐 섬유증을 멈출 유전자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TIF1γ’라는 유전자가 폐 조직의 딱딱한 섬유화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과 인간 폐 조직 실험에서 증명했다.폐 섬유증은 폐가 굳어 숨 쉬기 어려워지는 병으로, 지금까지는 치료법이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TIF1γ가 염증을 유발하는 대식세포 활동을 막고, 섬유세포의 과활성화를 억제해 섬유화 진행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염증 신호 전달 경로인 TGF-β, NF-kB, MAPK도 함께 막았다.사람 폐 조직 실험 결과, 콜라겐 축적이 줄고 폐포 구조가 유지됐다. 단일 유전자 치료로 의미 있는 효과를 냈다는 점에서 임상 적용 기대가 커진다.김효수 교수는 “GMP 공정 개
신생아에게 치명적인 ‘장천공’이 인공지능으로 더 빨리, 정확하게 진단될 수 있게 됐다. 장천공은 장에 구멍이 생기는 위중한 질환으로, 진단이 늦어지면 패혈증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문제는 엑스레이 영상만으로는 초기 소견이 모호해 숙련된 영상의학과 전문의도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AI를 활용해 신생아 엑스레이 영상에서 장천공 여부와 병변 위치를 찾아내는 딥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해당 모델은 자체 검증에서 94.9%, 외부 검증에서는 84.1%의 정확도를 기록하며, 의료진 수준의 진단 성능을 입증했다.연구팀은 신생아 엑스레이 260만 건을 분석하고, 이 중 장천공 영상 294건과 정상 영상 252건을 추려 학
치매는 단순 기억력 감퇴가 아니라 뇌 기능이 무너져 일상이 어려워지는 병이다. 치매 환자 대부분은 수면 문제를 겪는다. 수면이 부족하면 뇌가 쌓인 노폐물을 제대로 치우지 못해 뇌세포가 손상되고 기억력 저하가 가속된다.경희대 이진산 교수는 “잠 잘 때 뇌는 알츠하이머 유발 물질을 없앤다. 잠이 부족하면 뇌 속 쓰레기 치우는 시스템이 멈춘다”고 경고했다. 하루 6시간 이하 수면자는 치매 위험이 30%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치매는 ‘한 가지 병’이 아니다치매는 알츠하이머, 혈관성, 그리고 다른 여러 원인으로 나뉜다. 알츠하이머는 단백질이 뇌에 쌓여 천천히 기억을 지워가고,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손상 후 갑자기 증상이 나
암 진단 후에도 담배를 피우면 심근경색 위험이 64%까지 치솟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암을 계기로 금연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게 줄어들며, 특히 심방세동 위험은 비흡연자 수준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삼성서울병원 신동욱·조인영 교수팀과 숭실대 한경도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2010년부터 2016년 사이 암 진단 전후 건강검진을 받은 26만 9천여 명을 2019년까지 추적 조사했다. 이들은 흡연 습관 변화를 기준으로 ‘지속 흡연군’, ‘금연군’, ‘재흡연/흡연 시작군’, ‘비흡연군’으로 분류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비교했다.분석 결과, 지속 흡연군은 비흡연군보다 심근경색 위험이 64%, 허혈성 뇌
삼성서울병원이 뇌와 척수를 공격하는 난치성 중추신경계 염증 질환 치료법 개발에 본격 나섰다고 밝혔다.삼성서울병원은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성균관대 산학협력단과 협력해 보건복지부 ‘글로벌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의 ‘의사과학자 글로벌 공동연구’ 과제에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총 4년 5개월간 66억2500만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 이번 연구는 ‘항체 플랫폼과 림프 공학을 활용한 차세대 중추신경계 치료법 개발’을 목표로 한다. 연구는 2025년 8월부터 2029년 12월까지 진행된다.박경아·김재령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 민주홍 신경과 교수, 류광희 이비인후과 교수를 비롯해 KIST, 성균관대 약학대학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시작한 노인 환자 상당수가 약 복용을 1년 이내에 중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3명 중 1명은 시작한 지 3개월도 안 돼 약을 끊는다. 치료 효과가 보이기 전에 복용을 중단하면서, 결국 치매 악화를 앞당기는 셈이다.이영건 인제대 일산백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2018~2020년 건강보험 진료 데이터에서 65세 이상 치매 환자 약 51만 명의 복약 기록을 분석했다. 국내에서 치매 약 복용 실태를 이처럼 대규모로 분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효과 안 보이니 ‘초반에 포기’치매약은 병을 낫게 하진 못하지만, 증상의 진행을 늦추는 역할을 한다. 복용을 멈추면 인지 저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치
신장 손상 이후 회복기에 들어선 환자들에게 지나치게 제한적인 식단이 오히려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통적으로 권장되던 저염·저단백 식이요법이 무조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장혜련, 전준석, 이경호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교수 연구팀은 허혈성 급성 신손상(acute kidney injury, AKI) 이후 회복기 식단이 신장 회복에 미치는 영향을 동물 실험과 세포 실험을 통해 분석하고, 그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Cell and Developmental Biology에 발표했다.◇“저염·저단백이 무조건 좋지는 않다”연구팀은 양측 또는 편측 신장 손상을 입은 생쥐에 다양한 식이 조합을 적용했다.저염 vs 고염, 저
지난 10년 동안 심근경색 환자가 1.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가장 흔한 발생 연령이 70대에서 60대로 내려앉으며, 젊은 층의 심장 건강에 경고등이 켜졌다.분당제생병원이 질병관리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 2만3,505명이던 심근경색 입원 환자는 2022년 3만4,969명으로 늘었다. 환자 중 60대가 24.9%로 가장 많았고, 70대와 50대가 각각 24.5%, 21.0%를 차지했다. 10년 전엔 70대가 가장 많았던 것과 뚜렷한 대조다.“서구식 식습관과 운동 부족, 고지혈증 등 생활습관 변화가 60대 이상 심장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오민석 분당제생병원 심장혈관센터 과장은 우려를 표했다.심근경색은 심장 동맥이 막혀 혈류가 급격히 차단되면서 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