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A군은 오래전부터 "가슴이 빨리 뛴다"고 했다. 부모는 뛰어놀아서 그런 것이라고 넘겼다. 그러던 어느 날 A군이 어지럼증과 심한 두근거림을 호소해 응급실을 찾았고, 검사 결과 상심실성 빈맥을 진단받았다. 심장 위쪽에서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발생해 심박수가 갑자기 치솟는 부정맥의 한 종류다.소아부정맥은 성인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나이마다 정상 심박수 범위가 다르고, 흔하게 나타나는 부정맥 유형과 자연경과도 다르기 때문이다. 선천성 심장질환이나 심장 수술 이후, 심근염·심근병증 등을 앓은 뒤 생기기도 하지만, 구조적으로 심장이 정상인 아이도 심장 전도체계에 이상이 있으면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다.증상은 나
유방암 치료에서 타목시펜 같은 호르몬 차단 약물은 표준 치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런데 폐경 전 환자, 특히 45세 이하 젊은 환자에게는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근거가 이번에 1만5000명 규모의 국제 메타분석으로 확인됐다.세계조기유방암연구협력팀(EBCTCG)은 23개 임상연구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 결과, 기존 항암치료와 타목시펜에 난소기능억제를 추가하면 폐경 전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의 재발률과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45세 이하에서는 원격 재발과 유방암 사망률이 각각 약 25% 줄었고, 전체 사망률도 같은 폭으로 감소했다. 이 연구는 의학 저널 《란셋》 2026년 5월호에 실렸다.
중증응급환자의 생존율은 병원 도착 이전에 이미 상당 부분 결정된다. 119구급대가 환자를 이송하는 동안 수용 병원과 얼마나 빠르게 정보를 주고받느냐, 전원이 필요할 때 구급차량이 곧바로 연결되느냐가 골든타임을 가르는 변수다. 강원도처럼 지역이 넓고 의료기관이 분산된 곳일수록 병원과 소방 간 공조체계의 빈틈이 더 크게 드러난다.강원대학교병원과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가 이 빈틈을 메우기 위해 지난 12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 기관은 119구급대 이송 중증응급환자의 적극 수용, 병원 간 전원 시 구급차량 지원, 재난·다수 사상자 발생 시 공동 대응체계 가동 등을 함께 추진한다.협약의 핵심은 실시간 연계다. 응급환자
건강검진을 받고도 "정상이라는데 왜 불안하지?"라는 의문이 남는다면, 검진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검진 결과는 그날의 컨디션에 영향을 받는다. 수면 부족이나 긴장 상태는 혈압을 일시적으로 높이고, 탈수 상태에서는 단백뇨가 나타날 수 있다.혈당도 전날 식사와 스트레스에 따라 달라진다. 오범조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 번의 수치보다 이전 검사와 비교해 변화의 방향을 파악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같은 혈압 수치라도 예전부터 높았는지, 최근 갑자기 올라갔는지에 따라 임상적 의미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검진 결과지에 명시된 주요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면역세포가 외부 바이러스가 아니라 자신의 혈구를 파괴하기 시작한다. 브레이크가 끊긴 면역 체계가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고 간·폐·뇌를 순식간에 손상시킨다.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HLH)이 진행되는 방식이다.이홍기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2주 이상 고열이 이어지는데 해열제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HLH를 반드시 감별 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HLH는 T세포와 대식세포가 과활성화되면서 적혈구·백혈구·혈소판을 잡아먹는 희귀 난치 질환이다. 이 과정에서 사이토카인 폭풍이 촉발돼 주요 장기가 빠르게 망가진다. 진행 속도가 빠르고 치사율이 높아 조기 진단이 예후를 결정짓는다.HLH는 유전자 결함으로 영유아기에 발생하는
눈 주변을 부딪혔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붓기가 오히려 골절을 가린다. 초기 48~72시간이 붓기의 절정이고, 이후 가라앉으면서 비로소 안구함몰이나 얼굴 비대칭이 드러나는 구조다. 통증이 심하지 않아 단순 멍으로 여기고 지나쳤다가 뒤늦게 안와골절을 확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효선 세란병원 성형외과 과장은 눈 주위 피하 조직이 느슨하고 혈관이 풍부한 탓에 다른 부위보다 붓기가 빠르고 강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한쪽 눈을 무의식적으로 덜 쓰게 되면 복시나 시야 이상도 늦게 인지할 수 있다. 문제는 방치했을 때 합병증이다. 눈 아래쪽 뼈는 부비동인 상악동과 맞닿아 있어 골절이 생기면 코 안과 눈 주변 조직 사이에 비정
자궁내막증은 생리통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방치하면 난임으로 이어지는 부인과 질환이다. 난임 환자의 25~50%에서 동반되는 것으로 보고될 만큼 생식 기능과 직결된다.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밖 난소·복막·장 등에 퍼져 만성 염증과 유착을 일으키는 것이 핵심 기전이다. 난소와 난관에 유착이 생기면 배란과 난자 이동이 방해되고, 염증 물질이 난자와 배아의 질을 떨어뜨린다. 양쪽 난관이 모두 막히면 자연 임신이 어려워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자궁내막증 환자는 2020년 15만3467명에서 2024년 20만8531명으로 4년 새 36% 늘었다. 월경 시작 전부터 나타나는 심한 통증과 월경 후에도 이어지는 골반 통증이 대표 증
초등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학생 건강검사 결과에서 과체중과 비만을 합친 비만군 비율은 29.3%다. 5년 전만 해도 20%대 초반이었던 수치가 계속 올라 30%에 육박하고 있다. 읍·면 지역은 33.2%로 도시(29%)보다 4.2%포인트 높았다.문제는 단순히 몸무게가 아니다. 어릴 때 형성된 지방세포는 성인이 되어도 그대로 남는다. 고혈압과 지방간이 이미 초등학생 때 시작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살 빼려다 키 잡힌다성장기 아이에게 급격한 체중 감량은 독이다. 칼로리를 극단적으로 줄이면 키 성장이 멈추고 근육량이 빠진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권하는 방향은 현재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키가 자라면서 체질량
전날 마신 술이 깨지 않는다. 머리는 쪼개질 듯 아프고 속은 울렁거린다. 숙취 해소를 위한 방법은 제각각이다. 꿀물, 뜨거운 해장국, 시원한 커피 등 여러 방법이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숙취해소법이 효과가 있을까?숙취의 원인은 아세트알데히드다.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중간에 생성되는 독성 물질로, 혈중에 오래 남을수록 두통·구역질·전신 피로가 심해진다. 한국인 약 30%는 이 물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선천적으로 부족하다.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유독 숙취가 심한 사람, 음주 후 얼굴이 바로 빨개지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한다.◇ 의사가 권하는 '진짜 숙취해소법' 세 가지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권하는 방법
파킨슨병은 운동 증상이 드러나기 훨씬 전부터 몸 안에서 조용히 진행된다. 수면 중 꿈을 행동으로 옮기는 렘수면행동장애가 대표적인 전조 신호로 꼽히는 이유다.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교수와 일산백병원 신경과 배희원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 질환을 가진 환자의 체성분 수치를 8년간 추적해,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의 이행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를 찾아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슬립 메디신(Sleep Medicine)'에 실렸다.연구팀이 주목한 지표는 '세포 외 수분비'다. 체내 전체 수분 중 세포 바깥에 분포하는 수분의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만성 염증이 심하거나 세포막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나타낸다. 연구팀은 201
봄이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추위가 풀렸는데도 혈관은 오히려 더 혹독한 조건에 놓인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월별 뇌졸중 환자 집계를 보면 3월이 20만6075명으로 연중 가장 많다. 6월(20만3006명), 5월(20만2265명)이 뒤를 잇는다. 겨울이 아닌 봄에 환자가 몰리는 이유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첫째는 일교차다. 5월에도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5~20도까지 벌어지면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혈압이 불안정해지고 혈관 부담이 커진다. 특히 이미 혈관이 약해진 고혈압·당뇨 환자에게 타격이 크다.둘째는 미세먼지와 황사다. 봄철 고농도 미세먼지는 혈관 내 염증 반응을 일으켜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셋째는 탈수다. 기온이 오
소화제를 먹어도 낫지 않는다. 밥을 먹으면 늘 더부룩하다. 그 증상이 3주 넘게 반복된다면 위장이 보내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40대는 특히 그렇다.아래 세 가지 질환은 '급체'가 반복될 때 의심해야 할 질환이다.◇ 위암, 통증 없이 시작된다위암 초기는 조용하다. 속이 답답하거나, 조금 먹었는데도 금세 배가 부르거나, 명치가 불편한 정도다. 문제는 이 증상이 몇 달을 가면서 체중이 서서히 빠지고 입맛도 준다는 점이다. 한국은 위암 발생률 세계 최상위권이다. 40대부터 2년마다 위내시경 검진이 국가 암검진으로 지원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담석증, 급체인 줄 알고 수년을 버티는 경우담낭에 결석이 생기는 질환인 담석증의 첫
40대에 접어들면서 밤마다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깨는 증상으로 고통받는 성인들이 늘고 있다. 하룻밤에 2회 이상 화장실을 찾는 '야뇨증'은 깊은 수면의 흐름을 끊어 만성 피로를 유발하고 장기적으로는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나이가 들어 방광이 약해졌거나 저녁에 물을 많이 마신 탓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수면의 질을 수직으로 떨어뜨리는 '야뇨증'의 진짜 원인은 생활 습관 곳곳에 숨어 있다.◇ 저녁 식습관의 나비효과야간에는 소변 생성을 억제하는 '항이뇨호르몬'이 분비돼 화장실에 가지 않고 푹 잘 수 있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40대 이후부터는 이 호르몬 분비량이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여기에 저녁 식사 때 즐기는
국내 의료진이 선천성 심장질환 환자의 수술 후 예후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성인기 이후의 관리 전략을 제시했다. 서울대병원과 전남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국내 1,125명의 완전 대혈관 전위 환자를 분석해 수술 후 30년간의 생존 및 합병증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는 한국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 예후 데이터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적 관리의 신뢰도를 높인 성과다.◇ 초기 회복과 기형 동반 여부가 생존 가른다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술 직후 에크모(ECMO) 등 기계적 순환 보조가 필요했거나 영구 심박동기를 삽입한 경우 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컸다. 또한 대동맥 축착이나 단절 등 대동맥궁 기형을 동반한 환자는 추가 시술이나 수술을 받
침묵의 암으로 알려진 담낭암이 한국 고령층을 위협하고 있다. 초기 자각 증상이 소화불량이나 복부 불편감에 그쳐 위장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담낭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암에 속하므로, 담석이나 용종 등 위험 요인을 가진 환자라면 정기적인 안과 밖의 관리가 필요하다.담낭암 발생의 주요 원인인 담석은 담낭 안에서 만성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담석이 담낭벽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면 세포 변성이 일어나 암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담낭 용종의 경우 크기가 1cm를 넘어서면 악성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므로 수술적 절제나 정밀한 관찰이 요구된다. 담낭벽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증상 역시 암의
초기 발견이 어려워 사망률이 높은 폐암의 진단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나노 기술 기반 진단 키트가 등장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폐암 바이오마커와 결합하면 형광 빛을 내는 센서를 개발해 특수 장비 없이도 암 발생 여부를 즉각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폐암은 조기에 발견해 수술이 가능한 상태에서 진단되는 비율이 20%를 밑돈다. 이창환·진준오 교수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폐암 특이적 단백질인 ‘USE1’을 신속하게 찾아내는 바이오센서에 집중했다. 연구팀은 USE1을 탐지하기 위해 항체 대신 짧은 DNA 조각인 압타머를 활용해 비용을 낮추고 안정성을 높였다.연구팀은 AI 구조 예측 모델을 통해 압타머가 USE1에만
급성 간부전으로 수일 내 사망할 위기에 처한 환자들에게 응급 생체 간이식이 생존의 마지노선 역할을 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연구팀이 국내 응급 생체 간이식 실태를 분석한 결과, 위중한 상태에서도 1년 생존율 80% 이상을 확보하며 임상적 타당성을 입증했다.연구팀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의 데이터를 활용해 5년간 응급 생체 간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경과를 추적했다. 이러한 환자들은 대개 간 기능 상실로 인해 다발성 장기부전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수술대에 오른다. 연구 결과 1년 생존율은 82.4%였으며, 5년이 지난 시점에도 74.8%의 환자가 생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응급 수술이 지닌 위험성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생
한국 젊은 남성들에게서도 흔히 발생하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조기 진단 여부에 따라 치료의 성패가 갈린다.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어 뼈가 괴사하는 이 질환은 초기 대응이 빠를수록 관절을 지킬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술과 스테로이드 제제 사용은 혈액 순환을 방해해 골 괴사를 촉진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질환이 발생하면 보행 시 사타구니 부위에 통증이 집중되며, 골두가 함몰되기 시작하면 보행 자체가 어려워진다. 평소 잦은 음주 습관이 있거나 피부 질환, 면역 질환 등으로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면 사소한 고관절 통증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쪼그려 앉기 등 고관절을 굽히는 동작에서 불편함이
충수염 치료의 패러다임이 ‘신속한 제거’를 넘어 ‘최소한의 상처와 빠른 회복’으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 우하복부를 크게 절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첨단 장비를 활용한 최소침습 수술이 보편화되면서 환자들의 수술적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충수염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른 질환이다. 충수 입구가 막혀 발생한 염증은 수일 내에 천공을 일으키며, 이 경우 농양이나 복막염 같은 합병증으로 번질 위험이 크다. 따라서 증상 발현 후 24시간 이내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수술적 처치를 시행하는 것이 합리적인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현재 임상 현장에서 활발히 시행되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미용적 만족도가 매우
어버이날과 같은 가족 행사가 다가올수록 신체 곳곳의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검사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환자는 실질적인 고통을 느낀다. 이는 가족 내 역할에 따른 중압감이 몸으로 나타나는 신호일 수 있다.◇ 심리적 압박이 부르는 육체의 고통신체화 장애는 심리적 부담이 두통, 복통, 어지럼증, 근육통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신경철 강동성심병원 교수는 “검사 결과는 정상인데 소화가 안 되거나 머리가 아픈 증상이 반복된다면 마음의 상태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음이 보내는 위험 신호를 몸이 대신 전달하는 셈이다.◇ 장남·장녀를 짓누르는 ‘효도 스트레스’특히 가족 안에서 책임을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