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감이 심하고 열이 자주 나는데 이유를 모르겠다면, 멍이 자주 생기고 코피가 잘 멈추지 않는다면, 급성백혈병의 신호일 수 있다. 급성백혈병은 전조증상 없이 정상 혈액세포가 빠르게 줄어들며 발병하는 질환으로, 항암치료만으로 완치가 어려운 고위험군에서는 조혈모세포이식이 중요한 치료 방법 중 하나로 고려된다.◇ 조혈모세포, 혈액세포의 근원조혈모세포는 골수에 있는 줄기세포로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 모든 혈액세포를 만들어낸다. 적혈구는 산소를 운반하고, 백혈구는 감염을 막으며, 혈소판은 지혈과 응고를 담당한다. 스스로 증식하며 평생 혈액세포를 공급하는 이 세포가 손상되거나 암세포로 대체되면 정상적인 혈액 기능
유전자 편집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존에 치료법이 없던 희귀 유전질환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뇌와 신경을 보호하는 수초가 무너지는 크라베병이 그 대상이 됐다.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조성래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배상수 교수·남배근 박사, 연세대 융합보건의료대학원 서정화 교수 연구팀은 아데닌 염기교정기(ABE)를 이용해 크라베병 발병 기전을 제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동물실험으로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게놈 메디슨(Genome Medicine, IF 11.2)에 실렸다.크라베병은 갈락토실세라마이드를 분해하는 효소(GALC) 유전자 돌연변이로 생긴다. 효소가 제 기능을 못하면 신경
5월 중순에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것은 예년에 없던 일이다. 신체가 더위에 채 적응하기도 전에 찾아온 이른 폭염이 온열질환 위험을 높이고 있다.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감시가 시작된 5월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전국에서 온열질환자 26명이 발생했다.감시 첫날인 15일에는 서울 동대문구에서 80대 남성이 온열질환으로 숨졌다. 5월 중순 온열질환 사망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며, 기존 최초 기록(2023년 5월 21일)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진 시점이다. 지난해 5월 한 달 전체 온열질환자가 수십 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증가세는 이례적이다. 온열질환이 이 시기에 특히 위험한 이유가 있다
당뇨 환자의 상처는 일반 상처와 다르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염증이 오래 지속돼 작은 상처도 만성화되기 쉽다. 특히 당뇨발처럼 표면이 고르지 않거나 깊이가 다양한 상처는 기존 드레싱으로 완전히 덮기 어려워 세균 번식 위험도 높다. 이 문제를 분말 하나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나왔다.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장우영 교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황장선 연구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류진 박사 공동연구팀은 상처 수분과 만나면 즉시 젤로 변하는 분말형 재생 하이드로겔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실렸다.◇ 뿌리는 순간 상처에 밀착하는 젤개발된 소재는 평소 분말 상태로 보
일명 '칼마디'.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D를 매일 아침 한꺼번에 챙겨 먹는 직장인이 늘었다. 유명한 조합이지만 한 번에 먹는 영양제 양이 많아질수록 총 복용량을 파악하기 어렵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영양제의 총용량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타민D가 과다복용, 칼슘이 쌓인다비타민D는 소장에서 칼슘 흡수를 돕는다. 적정량이면 칼슘은 뼈로 간다. 과하면 혈중 칼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아 고칼슘혈증이 된다. 칼슘 보충제와 비타민D를 동시에 고용량 복용할 경우 고칼슘혈증 위험이 배로 커진다. 혈액 속에 넘쳐난 칼슘은 갈 곳을 잃고 신장, 혈관, 폐, 심장에 쌓인다. 신장에 칼슘이 침착되면 신장석회증이나 신장결석으
고혈압은 WHO가 전 세계 사망 위험 요인 1위로 꼽는 질환이다. 매년 약 1080만 명 이상의 조기 사망에 영향을 주지만,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한국의 고혈압 환자 수는 14.1% 늘었다. 흔하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질환, 고혈압을 둘러싼 오해를 짚어봤다.◇ '증상 없으면 괜찮다'는 착각고혈압 환자 대부분은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문제는 이 점이 치료 중단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고혈압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약 73%가 이미 합병증을 앓고 있다. 심장·신장 합병증과 뇌졸중, 관상동맥질환은 증상이 없는 기간에도 서서히 진행된다. 혈압약
치매라고 하면 알츠하이머를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알츠하이머가 전체 치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건 사실이지만, 뇌혈관 손상으로 생기는 혈관성 치매도 전체의 15~20%에 달한다. 원인과 증상, 진행 방식이 달라 구별이 중요하다.알츠하이머는 뇌세포에 비정상 단백질이 쌓이며 신경세포가 서서히 손상된다. 처음에는 건망증처럼 시작해 길 찾기, 계산, 판단력이 점차 떨어진다. 가족이 먼저 알아채는 것은 같은 질문 반복이나 최근 일을 기억 못하는 증상이다.반면 혈관성 치매는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뇌조직이 손상되면서 생긴다. 멍한 모습, 집중력 감소, 판단력 저하, 걸음 느려짐이 갑자기 또는 계단식으로 나타난다는 점이 다르다. 고
상처가 아물고 나면 왜 흉터가 남을까. 어른의 피부는 재생 과정에서 원래 조직을 완전히 복원하지 못하지만, 임신 초기 태아의 피부는 흉터 없이 온전히 회복된다. 그 차이를 만드는 생물학적 기전을 국내 연구팀이 태아 피부 분석을 통해 처음으로 규명했다.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팀과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김종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쥐 태아 피부의 세포 분화 과정을 단일 세포 수준에서 정밀 추적해 '피부 발달 지도'를 구축하고, 이를 사람 태아 피부 자료와 비교 분석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기존 연구가 유전자 발현 확인에 그쳤다면, 이번 연구는 유전자가 실제로 작동하도록 DNA 구조가 열리는 '염색질 접근성'까지 분석한 '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목과 어깨가 뻐근해 고가의 '경추 베개'를 여러 번 바꿔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수십만 원짜리 기능성 베개를 베고 자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베개가 아닌 자신의 '수면 자세'부터 점검해 보아야 한다. 잘못된 수면 자세는 척추 배열을 무너뜨리고 목 주변 근육을 굳게 만들어 만성 통증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목 결리게 하는 최악의 수면 자세 2가지통증을 부르는 가장 최악의 수면 자세는 엎드려 자는 것이다. 숨을 쉬기 위해 목을 한쪽으로 심하게 꺾은 채 밤을 새워 경추(목뼈) 주변의 인대와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팽팽하게 당겨진다.무릎을 가슴 쪽으로 바짝 끌어당겨 웅크리고 자는 일명
입맛이 없거나 속이 더부룩할 때 흔히 찾는 식사법이 있다. 바로 시원한 물이나 뜨끈한 국물에 밥을 훌쩍 말아 먹는 것이다. 목 넘김이 부드러워 위장에 부담이 덜 가고 소화가 잘될 것이라 믿기 쉽다.하지만 이 습관은 위장을 서서히 망가뜨리는 밥상 위 최악의 행동 중 하나다.◇ 씹지 않고 삼킨 밥알, 위장 장애 부른다소화의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치아로 음식을 잘게 부수고 침과 골고루 섞는 '저작 작용'이다.침 속에는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소화 효소인 아밀라아제가 듬뿍 들어 있어 1차 소화를 담당해 위장의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하지만 밥을 물이나 국에 말아 먹으면 음식을 충분히 씹지 않고 몇 번 오물거리다 그냥 삼키게 된다. 침
잠을 못 자면 다음 날 더 잠들기가 어렵다. 수면 부족에 대한 불안이 오히려 각성 상태를 높여 수면을 방해하는 탓이다. 불면증이 만성화되는 핵심 기제다.불면증은 수면 환경이 갖춰진 상황에서도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고, 낮 동안 피로·집중력 저하가 반복되는 상태를 말한다. 며칠 만에 사라지는 일시적 불면부터 주 3회 이상, 3개월 넘게 이어지는 만성 불면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장기간 방치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다양한 신체·정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원인은 생활습관, 신체 상태, 심리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카페인·음주·흡연, 불규칙한 수면 시간, 소음·조명 같은 환경 요인이 수면을 방해하고, 통증·소화불량·
고혈압은 '조용한 질환'이다. 혈압이 높아도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본인이 환자인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흔하다. 20~30대라면 더욱 그렇다. 대한고혈압학회 2024 고혈압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청년층 고혈압 유병자는 약 89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인지율과 치료율은 30%대에 그친다.45세 미만에 고혈압이 생기면 정상 혈압군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26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20년 미국심장학회지에 발표된 연구다. 혈압이 높은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혈관 내피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고 동맥 경직도가 높아지면서 심근경색·뇌졸중·만성신부전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열린다. 젊을수록 혈관이 높은 압력에 노출되는 기
파킨슨병은 떨림·보행 장애 같은 운동 증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환자의 부담은 그 이면에 있는 비운동 증상에서 더 크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령 환자일수록 인지기능 저하와 자율신경계 장애가 두드러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신경과 권겸일 교수 연구팀(유지환·김래온)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같은 병원에 등록된 50세 이상 초기 파킨슨병 환자 110명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국제학술지 '레비스타 드 뉴롤로지아' 2026년 1월호에 발표했다.연구팀은 초고령 사회에서 노인 기준을 75세로 상향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반영해 75세를 기준으로 노인군(37명)과 비노인군(73명)으로 나눠 비교했다.두 그룹
발끝이 저리거나 화끈거리는 증상을 혈액순환 문제로 여기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양쪽 발끝이나 손끝에서 감각이 서서히 무뎌지거나 타는 듯한 느낌이 반복된다면 다른 원인을 살펴야 한다. 말초신경이 손상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말초신경병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말초신경이 손상되는 상태다. 양쪽 발끝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오는 다발성 형태가 흔하다. 감각신경이 손상되면 저림·통증·감각 저하가 나타나고, 운동신경이 영향을 받으면 근력이 약해지거나 근경련이 생긴다. 자율신경이 함께 손상되면 어지럼증·소화 장애·배뇨 장애까지 동반될 수 있어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가
폭염은 더 이상 불쾌지수의 문제가 아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온열질환자는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고,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 고령자였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장기 폭염 가능성을 예고했다. 고혈압·당뇨병·협심증·심부전 같은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폭염 상황에서 급성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박진선 한양대학교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폭염은 심장과 혈관에 과부하를 주는 위험 환경"이라며 "고령층이나 심혈관질환자는 짧은 시간의 고온 노출만으로도 심근경색이나 심장돌연사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탈수에서 혈전, 혈전에서 심근경색까지고온 환경에서 혈관은 확
장기이식 대기자는 매년 늘지만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여전히 적다. 잠재 기증자를 제때 발굴하지 못하거나 원내 연계 체계가 미비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나은병원(병원장 하헌영)이 이 문제를 병원 단위에서 풀어가기 위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이삼열)과 지난 12일 업무협약을 맺었다. 뇌사추정자와 잠재적 조직기증자를 신속히 발굴하고 기증원과 체계적으로 연계하는 원내 프로토콜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협약의 실행 축은 기증활성화프로그램(DIP)이다. 양 기관은 이를 기반으로 병원 경영진과 의료진이 함께 참여하는 기증활성화 회의(DIPC)를 운영하고, 의료진의 기증 관련 인식과 태도를 정기 조사하는 의료진 인지·
10세 A군은 오래전부터 "가슴이 빨리 뛴다"고 했다. 부모는 뛰어놀아서 그런 것이라고 넘겼다. 그러던 어느 날 A군이 어지럼증과 심한 두근거림을 호소해 응급실을 찾았고, 검사 결과 상심실성 빈맥을 진단받았다. 심장 위쪽에서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발생해 심박수가 갑자기 치솟는 부정맥의 한 종류다.소아부정맥은 성인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나이마다 정상 심박수 범위가 다르고, 흔하게 나타나는 부정맥 유형과 자연경과도 다르기 때문이다. 선천성 심장질환이나 심장 수술 이후, 심근염·심근병증 등을 앓은 뒤 생기기도 하지만, 구조적으로 심장이 정상인 아이도 심장 전도체계에 이상이 있으면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다.증상은 나
유방암 치료에서 타목시펜 같은 호르몬 차단 약물은 표준 치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런데 폐경 전 환자, 특히 45세 이하 젊은 환자에게는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근거가 이번에 1만5000명 규모의 국제 메타분석으로 확인됐다.세계조기유방암연구협력팀(EBCTCG)은 23개 임상연구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 결과, 기존 항암치료와 타목시펜에 난소기능억제를 추가하면 폐경 전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의 재발률과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45세 이하에서는 원격 재발과 유방암 사망률이 각각 약 25% 줄었고, 전체 사망률도 같은 폭으로 감소했다. 이 연구는 의학 저널 《란셋》 2026년 5월호에 실렸다.
중증응급환자의 생존율은 병원 도착 이전에 이미 상당 부분 결정된다. 119구급대가 환자를 이송하는 동안 수용 병원과 얼마나 빠르게 정보를 주고받느냐, 전원이 필요할 때 구급차량이 곧바로 연결되느냐가 골든타임을 가르는 변수다. 강원도처럼 지역이 넓고 의료기관이 분산된 곳일수록 병원과 소방 간 공조체계의 빈틈이 더 크게 드러난다.강원대학교병원과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가 이 빈틈을 메우기 위해 지난 12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 기관은 119구급대 이송 중증응급환자의 적극 수용, 병원 간 전원 시 구급차량 지원, 재난·다수 사상자 발생 시 공동 대응체계 가동 등을 함께 추진한다.협약의 핵심은 실시간 연계다. 응급환자
건강검진을 받고도 "정상이라는데 왜 불안하지?"라는 의문이 남는다면, 검진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검진 결과는 그날의 컨디션에 영향을 받는다. 수면 부족이나 긴장 상태는 혈압을 일시적으로 높이고, 탈수 상태에서는 단백뇨가 나타날 수 있다.혈당도 전날 식사와 스트레스에 따라 달라진다. 오범조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 번의 수치보다 이전 검사와 비교해 변화의 방향을 파악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같은 혈압 수치라도 예전부터 높았는지, 최근 갑자기 올라갔는지에 따라 임상적 의미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검진 결과지에 명시된 주요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체질량지수(BMI) 30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