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오랜 시간을 함께 살며 식사·수면·운동 습관까지 닮아간다. 이 공유된 생활이 건강 위험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쌓이고 있다. 국제학술지 '대사증후군 및 관련 장애(Metabolic Syndrome and Related Disorders)' 2024년호에 발표된 국내 연구에 따르면 배우자가 대사증후군인 경우 상대 배우자의 대사증후군 위험이 약 1.5배 높았다. 비만도·혈압·혈당·콜레스테롤·운동·식습관·흡연 등 심혈관 건강지표가 부부 사이에 상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다.김유미 인천힘찬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부부는 서로의 신체 변화나 건강 이상을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관찰자"라며 "상대의 건강 상태를 살피
얼굴이 자꾸 붉어진다고 해서 다 같은 '홍조'가 아니다. 주사피부염인지, 지루성피부염인지, 단순 여드름인지에 따라 원인도 치료법도 완전히 달라진다. 문제는 세 가지가 겉으로 비슷해 보인다는 것이다. 잘못된 자가 진단으로 오히려 증상이 악화돼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적지 않다.◇ 증상의 위치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두 질환을 가르는 가장 확실한 첫 번째 단서는 붉음증이 생기는 위치다. 주사피부염은 코와 뺨, 턱 등 얼굴 한가운데 볼록 솟은 부위에 집중된다. 반면 지루성피부염은 눈썹과 코 옆 팔자 주름, 귀 주변, 두피처럼 피지 분비가 많은 곳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두 번째 단서는 각질이다. 주사피부염은 각질이 없거나 드문 반면
계단을 오르기 힘들어하거나 오래 서 있지 못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단순한 나이 탓으로 돌리기 쉽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근력이나 보행속도 저하를 동반하고 있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근감소증은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의학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근감소증은 근육량 감소만으로는 진단되지 않는다. 근육량 감소에 더해 근력이나 보행속도가 함께 떨어질 때 진단할 수 있다. 황선욱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조기에 관리하지 않으면 낙상·골절·만성질환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발생 원인은 복합적이다. 노년층은 단백질 합성 능력이 떨어지고 근육이 운동 자극에
갑상선암은 국내 암 발생률 1위다. 2023년 통계에서 전체 암의 12.3%를 차지했으며 여성에서는 두 번째로 흔하다. 건강검진이 일반화되고 목 초음파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흔히 '착한 암'이라고 불리는 것은 가장 많은 유형인 유두암의 예후가 좋기 때문이다. 유두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성장 속도가 느리고 조기 발견 시 10년 생존율이 99%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표현 하나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 림프절 전이나 주변 조직 침범이 동반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도 있고, 드물지만 수질암이나 역형성암처럼 예후가 나쁜 유형도 존재한다. 처음에는 진행이 더뎠더라도 오
걷다가 다리가 저려 멈추고, 잠깐 쉬면 나아지다가 다시 걸으면 또 아파진다. 이 패턴이 반복된다면 허리디스크가 아닌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 두 질환은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발생 원인이 다르고, 잘못된 방법으로 관리하면 오히려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2024년 3년간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5월 평균 42만 명을 넘어 연중 최다를 기록했다. 봄철 활동량이 늘면서 잠재돼 있던 척추 질환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시기다.허리디스크는 추간판이 손상돼 돌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 급성 통증이 생긴다. 척추관협착증은 다르다. 노화로 척추뼈와 인대가 두꺼워지고 주변 조직이 굳어지면서 신경이 지
기저귀에서 핏빛 변을 발견하는 순간 부모 대부분은 패닉에 빠진다. 소아 혈변은 비교적 흔하게 접하는 증상이지만 원인이 다양하고 영유아는 상태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응급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소아 혈변의 원인은 생각보다 폭이 넓다. 가장 흔한 것은 항문열상이다. 딱딱한 변을 보면서 항문 점막이 찢어져 선홍색 피가 묻는 경우로, 피의 양이 많지 않고 아이 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장염은 장 점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피와 점액이 섞인 설사를 일으킨다. 어린 영아에서는 우유 단백 알레르기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복적인 혈변이 나타날 경우 알레르기를 의심해볼 수 있다. 드물지만 염증성 장질환이 원인인 경
담배 연기가 사라진 공간이라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흡연 후 벽지·가구·침구·의복에 남아 있는 유해물질이 비흡연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3차 흡연'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앞두고 간접흡연 노출 현황을 살펴보면 우려스러운 흐름이 확인된다.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 비흡연자의 실내 간접흡연 노출률은 전반적으로 줄어들었지만 2023년 들어 반등했다. 가정 실내 노출률은 2005년 18.5%에서 2022년 2.6%까지 낮아졌다가 2023년 3.0%로 올랐고, 직장 실내는 2022년 6.3%에서 2023년 8.0%로, 공공장소 실내도 2022년 7.4%에서 2023년 8.6%로 각각 증가했다.간접흡연은 흡연 중 발생하는 연기에 직접
같은 병기, 같은 치료를 받았는데 왜 어떤 환자는 재발하고 어떤 환자는 그렇지 않은가. 자궁내막암 임상에서 오래된 이 질문에 미생물이라는 전혀 다른 관점의 답이 나왔다.GIST 의생명공학과 박한수 교수와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마리아 교수 공동연구팀이 자궁내막에 존재하는 특정 유익균이 대사물질을 매개로 항암 면역반응을 활성화하고 자궁내막암 재발 억제에 관여하는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 결과는 미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4월 20일 실렸다.연구팀은 자궁내막암 및 양성 자궁질환 환자의 자궁내막 조직을 대상으로 유전체·전사체·단백질체·대사체를 통합 분석했다. 자궁은 오랫
담낭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고 예후가 나쁜 암이다. 5년 상대 생존율이 29%로 췌장암(17%) 다음으로 낮다. 수술 후에도 재발 위험이 높지만 환자마다 예후가 다른 이유는 명확히 파악되지 않아 맞춤 치료가 어려웠다. AI가 이 한계를 좁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박주경·이규택·최영훈 교수, 간담췌외과 김홍범 교수, 미래의학연구원 난치암조기진단팀 김혜민 박사 연구팀은 AI 기반 공간 분석 기술로 담낭암 환자의 종양미세환경(TME)을 분석해 재발과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는 외과 분야 최상위 학술지 국제외과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최근호에 실렸다.종양미세환
발목을 자주 접질리거나 골절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수년에서 수십 년 뒤 발목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봄철 활동량이 늘면서 오래된 발목 부상의 후유증이 뒤늦게 드러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발목관절염은 무릎관절염과 발생 기전이 다르다. 무릎은 나이가 들면서 연골이 서서히 닳는 퇴행성 변화가 주된 원인이지만, 발목은 과거 골절·반복 염좌·만성 불안정성 같은 외상이 75~80%를 차지한다.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에서도 발목관절염이 생기는 이유다.증상은 움직일수록 심해지는 통증이 대표적이다. 붓기·뻣뻣함·가동범위 감소, 오래 앉아 있다 일어설 때 첫발 통증, 비탈길에서의 불편함, 활동 후 욱
어깨 힘줄이 광범위하게 파열됐을 때 고령 환자에게는 인공관절 치환술이 주로 쓰인다. 문제는 활동량이 많은 45~64세 중장년 환자다. 인공관절은 내구성 한계가 있어 이 연령대에 적용하면 수십 년 뒤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고, 아직 정해진 표준 치료법도 없어 임상 현장에서 치료 방향을 잡기가 어렵다.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연구가 나왔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곽재만 교수가 대한견·주관절학회 소속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관절 가동범위가 유지된 중장년 광범위 회전근개 파열 환자를 위한 수술 전략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종설 논문을 19일 발표했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영문 국제학술지 Clinics in Orthopedic Surgery(CiOS) 최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를 극단적으로 줄이거나 운동량을 무리하게 늘리는 여성이라면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원인이 거기에 있을 수 있다. 에너지 균형이 무너지면 수면의 질도 함께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 대규모 데이터로 처음 확인됐다.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와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서민정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9·2020·2022년)에 참여한 성인 1만3164명을 대상으로 에너지 섭취·소비 균형(EIEB)과 수면 시간의 연관성을 분석해 19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Korean Journal of Family Medicine) 지난호에 실렸다.연구팀은 하루 총 에너지 섭취량에서 기초대사량과 신체활동 에
발 앞쪽이 찌릿하게 아프거나 발바닥에 모래나 돌이 낀 것 같은 이물감이 반복된다면 피로 탓으로 돌리기 쉽다. 그러나 이 증상이 특정 발가락 사이에 국한돼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단순 피로와 구별해야 할 질환이 있다.지간신경종은 발가락 사이를 지나는 신경이 반복적으로 눌려 두꺼워지고 통증이 생기는 신경통이다. 주로 3~4번째 혹은 2~3번째 발가락 사이에서 발생한다. 발볼이 좁은 신발을 자주 신거나 앞쪽으로 체중이 쏠리는 생활 습관, 오래 서 있거나 많이 걷는 직업, 평발이나 발볼이 넓은 발 구조를 가진 경우에 생기기 쉽다. 중년 여성에서 발생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가만히 있을 때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걷거나 딱딱한 바닥
아이가 눈을 자꾸 깜빡이면 안과를 먼저 찾고, 헛기침이 반복되면 이비인후과를 간다. 그런데 검사를 해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신경발달 문제인 틱을 살펴봐야 할 수 있다. 초기 증상이 일상적인 행동과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이 틱을 늦게 발견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틱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갑자기, 반복적으로, 빠르게 나타나는 근육 움직임이나 소리다. 눈 깜빡임·얼굴 찡그리기·고개 흔들기·어깨 으쓱거리기 같은 운동 틱과 끙끙거림·헛기침·코 훌쩍임·특정 소리 반복 같은 음성 틱으로 나뉜다. 이러한 행동이나 소리가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반복되고 수주 이상 이어진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급성췌장염은 치료 후 증상이 나아졌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재발이 반복될수록 췌장 조직이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는 만성췌장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국내 다기관 연구팀이 이 위험의 규모를 수치로 입증했다.박지영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참여한 다기관 공동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3개 대학병원에서 처음 급성췌장염을 진단받은 환자 501명을 최대 60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전체 환자의 32.7%(164명)가 재발을 경험했고, 14.2%(71명)는 만성췌장염으로 진행했다. 재발한 환자는 재발하지 않은 환자보다 만성췌장염으로 진행할 위험이 70.69배 높았다. 재발 자체가 만성화의 핵심 위험 요
피로감이 심하고 열이 자주 나는데 이유를 모르겠다면, 멍이 자주 생기고 코피가 잘 멈추지 않는다면, 급성백혈병의 신호일 수 있다. 급성백혈병은 전조증상 없이 정상 혈액세포가 빠르게 줄어들며 발병하는 질환으로, 항암치료만으로 완치가 어려운 고위험군에서는 조혈모세포이식이 중요한 치료 방법 중 하나로 고려된다.◇ 조혈모세포, 혈액세포의 근원조혈모세포는 골수에 있는 줄기세포로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 모든 혈액세포를 만들어낸다. 적혈구는 산소를 운반하고, 백혈구는 감염을 막으며, 혈소판은 지혈과 응고를 담당한다. 스스로 증식하며 평생 혈액세포를 공급하는 이 세포가 손상되거나 암세포로 대체되면 정상적인 혈액 기능
유전자 편집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존에 치료법이 없던 희귀 유전질환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뇌와 신경을 보호하는 수초가 무너지는 크라베병이 그 대상이 됐다.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조성래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배상수 교수·남배근 박사, 연세대 융합보건의료대학원 서정화 교수 연구팀은 아데닌 염기교정기(ABE)를 이용해 크라베병 발병 기전을 제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동물실험으로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게놈 메디슨(Genome Medicine, IF 11.2)에 실렸다.크라베병은 갈락토실세라마이드를 분해하는 효소(GALC) 유전자 돌연변이로 생긴다. 효소가 제 기능을 못하면 신경
5월 중순에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것은 예년에 없던 일이다. 신체가 더위에 채 적응하기도 전에 찾아온 이른 폭염이 온열질환 위험을 높이고 있다.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감시가 시작된 5월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전국에서 온열질환자 26명이 발생했다.감시 첫날인 15일에는 서울 동대문구에서 80대 남성이 온열질환으로 숨졌다. 5월 중순 온열질환 사망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며, 기존 최초 기록(2023년 5월 21일)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진 시점이다. 지난해 5월 한 달 전체 온열질환자가 수십 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증가세는 이례적이다. 온열질환이 이 시기에 특히 위험한 이유가 있다
당뇨 환자의 상처는 일반 상처와 다르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염증이 오래 지속돼 작은 상처도 만성화되기 쉽다. 특히 당뇨발처럼 표면이 고르지 않거나 깊이가 다양한 상처는 기존 드레싱으로 완전히 덮기 어려워 세균 번식 위험도 높다. 이 문제를 분말 하나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나왔다.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장우영 교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황장선 연구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류진 박사 공동연구팀은 상처 수분과 만나면 즉시 젤로 변하는 분말형 재생 하이드로겔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실렸다.◇ 뿌리는 순간 상처에 밀착하는 젤개발된 소재는 평소 분말 상태로 보
일명 '칼마디'.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D를 매일 아침 한꺼번에 챙겨 먹는 직장인이 늘었다. 유명한 조합이지만 한 번에 먹는 영양제 양이 많아질수록 총 복용량을 파악하기 어렵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영양제의 총용량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타민D가 과다복용, 칼슘이 쌓인다비타민D는 소장에서 칼슘 흡수를 돕는다. 적정량이면 칼슘은 뼈로 간다. 과하면 혈중 칼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아 고칼슘혈증이 된다. 칼슘 보충제와 비타민D를 동시에 고용량 복용할 경우 고칼슘혈증 위험이 배로 커진다. 혈액 속에 넘쳐난 칼슘은 갈 곳을 잃고 신장, 혈관, 폐, 심장에 쌓인다. 신장에 칼슘이 침착되면 신장석회증이나 신장결석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