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범위한 화상은 피부의 대량 손실과 체내 수분 증발, 대량의 수액 투여 등으로 체온조절 기능을 크게 떨어뜨린다. 화상 후에는 신체 대사가 빨라지며 기저체온이 높아지는 경향도 있어, 일반적인 정상체온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그동안 화상 치료 현장에서는 수술 중·후 체온 관리에 주로 집중했고, 수술 직전 심부체온의 중요성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이 공백을 메우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서영주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이 중증화상환자 635명을 분석한 결과, 수술 전 심부체온이 낮을수록 수술 후 사망률이 뚜렷하게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
6세 아이를 키우는 보호자 A씨는 며칠 전부터 아이 목이 붓고 열이 나자 감기나 편도염으로 여기고 상태를 살폈다. 열이 조금 가라앉는 듯했지만 이후 아이는 갑자기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걷기를 꺼렸다. 처음에는 놀이터에서 뛰다 다친 것으로 생각했지만, 무릎 주변이 점점 붓고 뜨거워졌고 아이가 다리를 제대로 펴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다시 열이 오르고 침대에서 일어나려 하지 않자 A씨는 단순한 외상이 아닐 수 있다고 판단해 소아 정형외과 진료가 가능한 응급실을 찾았다.전문가들은 이런 경우 급성화농성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급성화농성관절염은 세균이 관절 안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관절 안은 원래
유방암 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존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만, 수술 뒤 찾아오는 합병증은 완치 이후의 삶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 림프부종이 대표적이다. 신체 기능 저하는 물론 심리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일상의 질을 끌어내리는 이 질환은,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해야 악화를 막을 수 있다.림프부종은 림프계의 손상이나 폐쇄로 림프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조직 사이에 쌓이면서 발생하는 만성 부종 질환이다. 유방암 수술 시 겨드랑이 림프절을 절제하면 같은 쪽 팔에 림프부종이 생길 수 있다. 강상윤 경희대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림프절 절제를 받은 유방암 환자 중 약 20% 내외에서 림프부종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
심장질환을 겪은 환자들이 흔히 하는 착각이 있다. 지금 아무 증상이 없으니 괜찮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증상이 없을 때도 혈관 손상은 이미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이라는 세 가지 만성질환이 조용히, 그러나 끊임없이 심장을 위협하는 이유다.고혈압은 '조용한 살인자'라 불릴 만큼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상태에서 치료를 방치하면 심부전과 부정맥 같은 심장질환은 물론, 뇌출혈·뇌경색·신장질환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운동과 체중 조절, 식습관 개선으로 혈압이 안정되면 의료진과 상의해 약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중에는 나이 때문이라고 단정짓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퇴행성관절염이 노화로 관절연골이 닳아 생기는 것은 맞지만, 과거 반월상연골판 손상이나 무릎 수술 이력, 인대 손상, 반복적인 무릎 사용 등이 관절염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릎 건강은 단순히 나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무릎은 관절연골·반월상연골판·인대·근육이 균형을 이루며 체중을 지탱하는 복합 구조다. 이 가운데 반월상연골판은 무릎 관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하중을 분산하는 역할을 맡는다. 뼈와 뼈가 직접 부딪히지 않도록 사이에서 받쳐주는 '천연 방석'에 비유되는 이유다. 이 구조물이 손상되면 충격 흡수 기능
"딸깍, 딸깍." 독서실에서 피짓토이를 만지작거리는 수험생, "뚜둑." 주가 차트를 확인하며 손가락을 꺾는 직장인. 두 사람의 공통점은 불안과 긴장을 신체 동작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가가 관절에 쌓이고 있다.2027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가 오는 4일 실시된다. 2028학년도 대입 개편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재수생이 몰릴 전망이어서 수험생들의 심리적 압박이 어느 해보다 크다. 증시에서는 코스피 급등 속 급등 종목을 놓칠까 두렵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불안이 클수록 손을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를 악무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단순한 버릇처럼 보이지만 반복되
눈이 침침하고 흐릿하게 보이면 으레 나이 탓으로 여긴다. 그러나 노안과 백내장은 다른 질환이다. 증상을 노안으로 착각해 방치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6월은 '백내장 인식의 달'이다. 백내장은 눈 속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사물이 안개 낀 것처럼 흐려 보이는 질환이다. 카메라 렌즈처럼 빛의 초점을 맞추는 수정체가 노화나 질환·외상 등으로 투명성을 잃으면 시력이 떨어진다. 60세 이상에서 약 70%, 70세 이상에서는 약 90%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노년층에서 가장 흔한 안질환 중 하나다.황형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백내장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는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
해외 유학이나 캠프를 앞두고 있다면 수막구균 예방접종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감기처럼 시작해 수 시간 만에 패혈성 쇼크로 악화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수막구균 감염증은 뇌와 척수를 둘러싼 뇌수막에 심각한 염증을 일으키는 급성 세균 감염 질환이다. 초기에는 발열·두통·구토 등 감기와 구별하기 어려운 증상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진행 속도가 빠르고 뇌수막염과 패혈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의식 저하나 피부에 검붉은 반점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치료가 늦어지면 청력 손실·신경학적 후유증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남을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2023년 11명, 2024년 17명, 2025년 10명의 환
아침에 일어나면 복대부터 찾고, 통증이 심한 날에는 전기찜질팩을 대고 파스를 붙인 채 누워 지낸다. 걷는 것이 좋다는 말에 억지로 산책을 나가지만 다리가 저리고 허리가 더 뻐근해질 때도 있다. 허리통증 환자들이 흔히 택하는 자가관리법들이 오히려 회복을 늦추는 습관이 될 수 있다.◇ 복대, 치료 도구가 아니라 임시 보조장치복대와 보조기는 통증이 심한 시기에 허리를 지지해 일상생활을 돕는 임시 수단이다.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하거나 허리에 부담이 가는 활동을 할 때는 유용하다. 하지만 하루 종일 착용하거나 통증이 줄어든 뒤에도 계속 의존하면 허리와 복부 근육을 덜 쓰게 된다. 당장은 안정감이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스스
자궁경부암 치료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병기와 치료법만이 아니었다. 암 진단을 받기 전 얼마나 꾸준히 움직였는지가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유영·서준형 교수와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받은 19~79세 여성 8833명을 국가 암 빅데이터(K-CURE 기반 Cancer Public Library Database)로 분석한 결과를 국제부인암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Gynecological Cancer, IF 4.7) 최근호에 발표했다.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단 이전 생활습관이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대규모 인구 기반 데이터로 분석한
아이가 울거나 힘을 줄 때마다 사타구니가 불룩하게 튀어나온다면, 편안해지면 다시 들어가니 괜찮겠지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소아탈장은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소아탈장은 소아에서 가장 흔하게 시행되는 수술 질환 중 하나다. 만삭 영아의 3~5%, 미숙아는 최대 3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대부분 서혜부(사타구니) 탈장을 가리키며, 장이나 복강 내 조직 일부가 복벽의 틈을 통해 빠져나오면서 사타구니가 불룩해진다. 성인 탈장이 복벽이 약해져 생기는 것과 달리, 소아탈장은 선천적인 발달 문제다. 태아 시기 고환이나 난소가 제 위치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생긴 통로가 출생 전후 완전히 닫히지 않으면 장이나 지방조직이 빠져나
허리가 아프면 많은 사람이 '좀 쉬면 낫겠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방치하다 악화되어 결국 수술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21년 기준 국내 척추질환 환자는 1131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5명 중 1명꼴이다. 진단 연령도 2012년 41.8세에서 2021년 36.9세로 낮아지는 추세다.허리 통증의 주요 원인은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와 척추관 협착증이다. 두 질환 모두 허리 통증이 주요 증상이지만 발생 기전과 특징이 다르다.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 디스크가 밀려나 신경을 눌러 발생한다. 누워 있으면 편하고 활동할수록 통증이 심해지며, 앞으로 굽힐 때 특히 아프다.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이 퇴행성 변화로 좁
파킨슨병 환자 상당수는 질환 자체보다 약물 부작용으로 더 힘들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약물로 증상이 조절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용량이 늘어나고, 약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은 짧아지며, 이상운동증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데도 많은 환자가 파킨슨병은 평생 약으로만 버텨야 하는 병이라고 생각한다.뇌심부 자극술(DBS, Deep Brain Stimulation)은 약물만으로 증상 조절이 어려운 중증 파킨슨병 환자에게 적용되는 수술적 치료다. 뇌의 특정 부위에 전극을 삽입해 미세한 전기 자극을 전달하고, 비정상적인 신경 신호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파킨슨병을 완치하는 치료는 아니지만 떨림·경직 등 주요 증상을 완화하고 약물 용량을
부부는 오랜 시간을 함께 살며 식사·수면·운동 습관까지 닮아간다. 이 공유된 생활이 건강 위험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쌓이고 있다. 국제학술지 '대사증후군 및 관련 장애(Metabolic Syndrome and Related Disorders)' 2024년호에 발표된 국내 연구에 따르면 배우자가 대사증후군인 경우 상대 배우자의 대사증후군 위험이 약 1.5배 높았다. 비만도·혈압·혈당·콜레스테롤·운동·식습관·흡연 등 심혈관 건강지표가 부부 사이에 상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다.김유미 인천힘찬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부부는 서로의 신체 변화나 건강 이상을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관찰자"라며 "상대의 건강 상태를 살피
얼굴이 자꾸 붉어진다고 해서 다 같은 '홍조'가 아니다. 주사피부염인지, 지루성피부염인지, 단순 여드름인지에 따라 원인도 치료법도 완전히 달라진다. 문제는 세 가지가 겉으로 비슷해 보인다는 것이다. 잘못된 자가 진단으로 오히려 증상이 악화돼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적지 않다.◇ 증상의 위치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두 질환을 가르는 가장 확실한 첫 번째 단서는 붉음증이 생기는 위치다. 주사피부염은 코와 뺨, 턱 등 얼굴 한가운데 볼록 솟은 부위에 집중된다. 반면 지루성피부염은 눈썹과 코 옆 팔자 주름, 귀 주변, 두피처럼 피지 분비가 많은 곳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두 번째 단서는 각질이다. 주사피부염은 각질이 없거나 드문 반면
계단을 오르기 힘들어하거나 오래 서 있지 못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단순한 나이 탓으로 돌리기 쉽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근력이나 보행속도 저하를 동반하고 있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근감소증은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의학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근감소증은 근육량 감소만으로는 진단되지 않는다. 근육량 감소에 더해 근력이나 보행속도가 함께 떨어질 때 진단할 수 있다. 황선욱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조기에 관리하지 않으면 낙상·골절·만성질환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발생 원인은 복합적이다. 노년층은 단백질 합성 능력이 떨어지고 근육이 운동 자극에
갑상선암은 국내 암 발생률 1위다. 2023년 통계에서 전체 암의 12.3%를 차지했으며 여성에서는 두 번째로 흔하다. 건강검진이 일반화되고 목 초음파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흔히 '착한 암'이라고 불리는 것은 가장 많은 유형인 유두암의 예후가 좋기 때문이다. 유두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성장 속도가 느리고 조기 발견 시 10년 생존율이 99%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표현 하나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 림프절 전이나 주변 조직 침범이 동반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도 있고, 드물지만 수질암이나 역형성암처럼 예후가 나쁜 유형도 존재한다. 처음에는 진행이 더뎠더라도 오
걷다가 다리가 저려 멈추고, 잠깐 쉬면 나아지다가 다시 걸으면 또 아파진다. 이 패턴이 반복된다면 허리디스크가 아닌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 두 질환은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발생 원인이 다르고, 잘못된 방법으로 관리하면 오히려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2024년 3년간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5월 평균 42만 명을 넘어 연중 최다를 기록했다. 봄철 활동량이 늘면서 잠재돼 있던 척추 질환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시기다.허리디스크는 추간판이 손상돼 돌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 급성 통증이 생긴다. 척추관협착증은 다르다. 노화로 척추뼈와 인대가 두꺼워지고 주변 조직이 굳어지면서 신경이 지
기저귀에서 핏빛 변을 발견하는 순간 부모 대부분은 패닉에 빠진다. 소아 혈변은 비교적 흔하게 접하는 증상이지만 원인이 다양하고 영유아는 상태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응급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소아 혈변의 원인은 생각보다 폭이 넓다. 가장 흔한 것은 항문열상이다. 딱딱한 변을 보면서 항문 점막이 찢어져 선홍색 피가 묻는 경우로, 피의 양이 많지 않고 아이 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장염은 장 점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피와 점액이 섞인 설사를 일으킨다. 어린 영아에서는 우유 단백 알레르기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복적인 혈변이 나타날 경우 알레르기를 의심해볼 수 있다. 드물지만 염증성 장질환이 원인인 경
담배 연기가 사라진 공간이라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흡연 후 벽지·가구·침구·의복에 남아 있는 유해물질이 비흡연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3차 흡연'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앞두고 간접흡연 노출 현황을 살펴보면 우려스러운 흐름이 확인된다.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 비흡연자의 실내 간접흡연 노출률은 전반적으로 줄어들었지만 2023년 들어 반등했다. 가정 실내 노출률은 2005년 18.5%에서 2022년 2.6%까지 낮아졌다가 2023년 3.0%로 올랐고, 직장 실내는 2022년 6.3%에서 2023년 8.0%로, 공공장소 실내도 2022년 7.4%에서 2023년 8.6%로 각각 증가했다.간접흡연은 흡연 중 발생하는 연기에 직접